하남 전세도 '10억 시대'…"3기신도시 살고파"

사전청약 대기 수요자 전셋값 고점 경신 밀어올려
전용면적 84㎡ 주요단지 아파트 ‘10억’ 진입 앞둬
“송파·강동 등 서울 거주자 이동 늘어날 것”
  • 등록 2021-01-28 오전 6:00:00

    수정 2021-01-28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전셋값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공급대책 일환으로 추진중인 3기신도시 개발예정 지역도 전셋값이 고공행진이다. 3기 신도시 선호도 1위인 경기도 하남시의 주요 단지 30평대(전용면적 84㎡ 이상) 아파트 전세 매물은 10억원대에 진입했다.

하남교산 신도시 전경. (사진=국토부)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50.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경기 하남시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168만5000원에서 12월 1755만4000원까지 뛰었다. 이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기 수요가 대거 유입된 한편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영향이 크다. 3기신도시 사전청약을 하기 위해서는 청약 당시 해당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야 하고, 해당지역에 1~2년 이상 거주할 경우 본 청약에서 당첨될 확률이 높다. 지난해 8월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1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 점도 부각됐다. 여기에 임대차법에 따른 부작용도 더해지면서 전셋값 상승폭을 키웠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최근 하남시 일부 주요단지에서는 30평형대 아파트 전세 거래가 10억대에 이르는 등 고점을 찍고 있다. 이는 직전가 대비 2~3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남시 학암동 위례엠코타운센트로엘 전용 98.75㎡는 지난해 11월 21일 10억원(5층)에 전세 계약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같은 면적형의 9층 매물은 지난해 9월 25일 7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2개월만에 전셋값 3억원이 훌쩍 뛴 것이다.

최근 3개월간 하남시 30평형대 아파트 전세 거래 가운데 9억원이 넘는 계약은 7건에 달한다. 학암동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전용 101㎡)와 위례신안인스빌아스트로(전용 96㎡)와 망월동 미사강변호반써밋플레이스(99㎡)가 각각 9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으며, 학암동 위례신도시엠코타운플로리체(전용 95㎡)가 9억2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이어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전용 96㎡)와 미사강변센트럴풍경채(전용 84㎡)와 학암동 위례롯데캐슬(전용 84㎡)가 각각 9억원을 기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하남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기 수요가 전셋값을 고점으로 밀어 올린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면서 “여기에 전세자금은 대출이 용이하고 돌려받을 금액이기 때문에 프리미엄까지 형성돼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하남, 남양주, 고양 등 3기신도시 인기 지역은 앞으로도 전셋값이 불안한 여지가 높다”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남시는 자족용지의 비중이 높아 직주근접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시 설계를 진행하고 있어 3기 신도시 대기 수요자들의 관심이 가장 크다”면서 “하남과 가까운 송파와 강동 등 서울의 동일 생활권 거주자들의 이동이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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