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규정 위반 조사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단 예상이 나왔다.
|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카밀라 발리예바가 연기 도중 넘어졌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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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반도핑 전문가이자 캐나다 셔브룩 대학의 법학 교수인 데이브드 파봇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보도했다. 데이브드 파봇 교수는 “이번 사건이 스위스연방법원까지 이어진다면 사건 종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핑 관련 엄정 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세계반도핑기구(WADA) 도핑 규정 위반과 관련 심층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미성년자 혼자 독자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금지 약물 복용 관련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도 철저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예바가 베이진 동계올림픽 개막 6주 전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만큼 RUSADA가 주도한 이번 조사 결과를 WADA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신뢰하지 못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제소를 거쳐 스위스연방법원까지 가게 된다면 조사와 판결이 마무리 되는 시간만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발리예바가 미성년자인 만큼 이번 도핑 사건을 홀로 계획했을 가능성이 적은 만큼 조사 대상 범위가 넓다. 주요 배후 세력으로 꼽히는 발리예바의 코치 예테리 투트베리제 등 배후 세력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발리예바가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만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선수들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박탈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한편,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 판정이 나더라도 WADA가 규정하는 만 16세 이하의 미성년자인 만큼 경징계 처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성인들이 4년의 자격 정지 판정을 받는 것에 비해 강도가 약한 경고 또는 2년 정지의 경징계 수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