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가상자산 매입 가세에다 미국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까지 가세하며 가상자산시장이 다시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주요 시장 지표들도 추가 상승 쪽을 가리키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4월에 기록했던 6만4000달러 후반인 역대 최고가를 다시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코인마켓캡이 달러화로 거래되는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비트코인 가격이 오후 3시35분 현재 6만2000달러를 넘어섰다. 24시간 전에 비해 4.4%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이로써 시가총액은 1조1700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앞으로 3000달러 남짓만 더 상승할 경우 지난 4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인 6만489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이처럼 6개월 만에 다시 재개된 가상자산 랠리의 배후에는 최근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행렬에다 미국에서의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프로셰어와 인베스코가 각각 출시 신청을 한 비트코인 선물 기반의 ETF에 대해 SEC가 곧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문매체인 CNBC도 이를 공식 확인하면서 “SEC 승인이 현실화할 경우 19일부터 프로셰어의 비트코인 ETF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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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다음 주 초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한 출시 승인을 내릴 지 확신할 순 없으나, 분위기 상으로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이달 들어서만 보름 만에 40% 이상 치솟았지만, 현재 나타나는 시장 내 지표들을 보면 추가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비트코인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데, 이 때 한 쪽 포지션에 과도한 주문이 풀려 현물과 선물 가격 사이의 괴리가 커질 수 있어 거래소들은 펀딩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펀딩은 말 그대로,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매수와 매도 중 더 많이 몰린 쪽이 적은 쪽에게 펀딩 수수료를 지급하게 해 양측 간 균형을 맞춰주며 이 때 지불하는 수수료율이 펀딩레이트다. 바이낸스에서의 펀딩레이트가 단기에 뛰고 있다는 건, 선물 매수자가 크게 많다는 의미다.
아울러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에서도 현월물보다 만기가 더 많이 남은 원월물 가격이 크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12월물과 10월물 간 가격 차이가 9.90%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4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다. 10월 만기 비트코인 선물보다 12월 만기 가격이 높다는 건, 12월까지 비트코인이 더 뛸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넥소를 이끌고 있는 안토니 트렌체프 공동 창업주는 “미국은 늘 가상자산 가격 상승을 이끄는 원동력이었고,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승인은 가상자산이 그 만큼 더 주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추가로 상승하면서 4월 고점을 깰 수 있는 모멘텀은 충분히 갖춰졌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