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 이제 걸음마..아직은 도움 필요"

  • 등록 2013-02-21 오전 9:17:08

    수정 2013-02-21 오전 9:17:08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는 대표적인 여성 CEO로 손꼽힌다. 지난 1999년 창업 이후 스팀청소기 개발로 ‘대박’을 터뜨린 한경희생활과학은 이제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청소기 외에 광파오븐과 에어프라이어, 뷰티제품 등으로 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그러나 그런 한 대표에게도 사업 초기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은 존재했다. 정부 지원금을 신청했으나 여성 사장이라는 이유로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실질적인 경영자가 아닌 바지사장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요즘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여성 기업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은 하나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 되고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2011년도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자금 조달이나 행정절차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은 30%로 2년전에 비해 14.7%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기업에겐 가장 힘든 점으로 조사됐다. 행정절차에 대한 애로점은 지난 2006년 3.7%에서 2010년 5.9%로 늘었다.

국가 정책적인 보완이 여러 가지로 이뤄졌지만 남성기업에 비해 여성기업이 불리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자도 3.5%로 아직 존재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7.3%로 가장 높았고, 종업원 규모별로는 20인 이상 규모 기업에서 1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성 기업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중소기업청과 고용노동부, 서울시 등에서 자금 지원이나 여성CEO 양성교육, 창업컨설팅 지원 등을 하고 있으나 사업간 연계가 미흡하고 실질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창업지원의 효과를 주려면 사업 절차간 연계가 이뤄져야 하지만 각기 별도로 실시되고 있다”며 “여성 기업가정신 함양교육은 교과부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청 등 경제관련 부처가 공동 개발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에 여성창업 전용자금을 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만이 개발할 수 있는 생활과 밀접한 아이템이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재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남성 위주의 경영환경 속에서 특유의 장점을 살려 키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여성 기업과 여성CEO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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