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지켜야죠”…‘카눈’ 상륙 임박에 뜬 눈으로 지샌 어민들

MBC라디오 주민 인터뷰
오전 9시 통영 인근 상륙, 수도권은 오후 11시 지날듯
  • 등록 2023-08-10 오전 8:48:19

    수정 2023-08-10 오전 8:48:19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임박하면서 전국이 초긴장 상태다. 특히 큰 피해가 예상되는 남해안 지역 주민과 앞서 집중호우로 산사태 등 피해를 입었던 지역의 주민들은 대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10일 오전 경남 통영시 강구안 주변에서 우산을 쓴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통영지역은 제6호 태풍 ‘카눈’의 상륙 길목으로 예보된 곳이다. (사진= 연합뉴스)
경남 통영 어민 이기삼씨는 10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통영항 선박에 올라가 있다. 태풍이 오면 배들이 약간의 밀림이 있기 때문에 밀림을 방지하기 위해 배마다 한 명씩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을 당부하는 진행자의 말에 “날이 밝아오니 이제 내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씨는 ‘비가 어느 정도 내리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말에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많이 오고 있다. 태풍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바람 속도는 거세지고 비가 엄청 많이 오고 있다”며 “날이 밝으면서 좀 좋아지고 있는데, 새벽까지만 아예 안 보였다”고 했다.

그는 “통영시 직원들이 며칠 전부터 계속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선박을 철저하게 묶어달라고 계속 항포구를 다니면서 홍보를 하고 있다”며 “비교적 작은 항포구들에 있는 배들은 다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벌어졌던 경북 예천군의 진봉식씨도 “(태풍에 따른 비가) 다시 온다면, 이번에 한 번 (산사태를) 겪은 사람들이라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있다”며 “대피하라는 공지가 오고 있지만, 주민들이 집에서 전부 다 지켜보고 있다. 당장 대피하는 사람은 아직 없다”고 했다.

진씨는 “그동안 (산사태) 복구를 많이 했다. 처음보다는 더 안전한 상황”이라면서도 “(산사태 이후) 집이 하천 옆이 되버렸다. (더 위험하니 피해야 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말에) 지난 번 같은 경우가 또 있겠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남 통영 남쪽 약 10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9km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카눈은 오전 9시쯤 통영 서쪽 30km 육상에 근접하겠다. 이후 내륙을 관통하며 북상한 뒤 밤 11시쯤에는 수도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카눈의 최근접 시기는 이날 아침에 남해안, 아침부터 낮 사이 남부지방, 오후에 충청권, 밤에 수도권과 강원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카눈은 오전 9시 부산과 가장 근접하겠다. 광주와 울산 오전 11시, 대구 오후 1시, 전주 오후 2시, 대전 오후 4시, 세종 오후 5시, 천안·충주 오후 7시, 수원·강릉 오후 9시, 서울·인천·춘천 오후 11시에 각각 태풍과 가장 가깝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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