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몰카 찍고 줄행랑 친 70대…“피해 여성이 잡았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서울의 한 번화가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지나가는 여성들의 신체 사진을 불법 촬영한 70대 남성이 피해 여성의 집요한 추격 끝에 붙잡혔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은 범행이 발각되자 도주한 남성을 200m가량 뒤쫓아 출동한 경찰에게 넘겼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14일 MBN은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여성의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한 70대 남성 A씨를 불법촬영혐의로 입건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에서 휴대전화를 켠 채 지나가는 여성들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 여성 중 한 명이 A씨의 행동에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를 따라가 추궁하자 A씨는 곧장 자리를 피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 여성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도주하는 A씨를 200m가량 쫓아갔다. A씨는 자택 인근에서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풍경 사진을 찍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휴대전화에서 여성들을 몰래 찍은 증거사진이 나오자 결국 범죄 일부 시인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A씨를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최근 카메라를 이용한 신체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는 크게 증가했다. 지난 3월16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모두 4973명으로 전년(2087명)의 2.4배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은 4047명으로 전체의 81.4％를 차지했다. 남성은 926명으로 18.6％였다. 여성 피해자는 전년(1832명)보다 2.2배로, 남성 피해자는 전년(255명)보다 3.6배로 각각 늘어났다.

피해 유형별로 집계한 사례 6983건(중복사례 포함) 중에는 불법 촬영이 2239건(32.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법 촬영물 유포 1586건(22.7％), 유포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 호소 1050건(15.0％), 유포 협박 967건(13.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