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사진도 지원업종 따라 달라진다?"

업종별로 증명사진 찍는 방법 다르다는 것은 '낭설'
인터넷 카페에서는 본인 사진 올리고 평가 받기도
전문가 "실제와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역효과"
  • 등록 2015-01-13 오전 8:26:21

    수정 2015-01-13 오전 8:26:21

[이데일리 고재우 기자] 취업준비생 김미나(가명·25)씨는 6번째 증명사진을 찍었다. 사진배경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얼굴 좌우대칭이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5차례 재촬영했고 최근엔 최업 희망 업종이 바뀌어 증명사진을 다시 찍었다. A씨가 증명사진을 찍는데 들인 돈만 24만원이나 된다.

취업준비생들이 사진에 들이는 노력은 각별하다.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자신을 부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130만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한 인터넷 취업준비생 카페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용 증명사진을 올리고 카페회원들의 평가를 받기까지 한다. 개인정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20대들이 본인의 얼굴을 공개된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시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B 스튜디오. 이곳은 증명사진을 잘 찍기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소문난 곳이다. 취업준비생이 증명사진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으면 직원은 우선 취업준비생의 지원업종을 물어보고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할지’에 대해 교육을 시작한다.

B 스튜디오 직원은 “항공사를 지원하는 경우에는 치아가 보이도록 웃으며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사진 배경에 따라 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지는 만큼 사진 배경도 자신이 지원하는 업종에 따라 바뀐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치아를 보이고 찍어야 한다 등의 규정은 없다”며 “어떻게 그런 얘기가 도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명사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포토샵을 비롯한 기술의 도움(?)으로 받을 경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외국계 기업 인사팀 관계자도 “요즘 증명사진을 보면 파란 바탕에 머리를 묶고 있는 등 천편일률적이다”며 “증명사진은 최소한의 성의만 보이면 된다. 인사담당자들은 사진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혜양 유니코서어치 상무는 “사진을 달라는 것은 지원자의 인상을 보기 위함이지 외모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오히려 증명사진이 과할 경우 면접관들이 실망하기 때문에 안 좋다”며 “증명사진은 단정하게만 찍으면 된다”말했다.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증명사진 평가 요구글 들이다. 지원자들은 증명사진이 올라온 글에 댓글을 다는 식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자료제공=해당 카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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