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S '우리가 이란 추모식 테러 일으켜' 배후 자처

이란-미·이스라엘 긴장 수위 한풀 꺾일 듯
''수니 극단주의'' ISIS, ''시아 종주국'' 이란과 오랜 악연
  • 등록 2024-01-05 오전 8:30:47

    수정 2024-01-05 오전 8:30:47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마이니의 4주기 추모식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가운데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IS)가 이 사건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자처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케르만 시의 순교자 묘역내 이란 최고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아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사진=AFP)


4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ISIS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폭발물 조끼를 입은 자신들의 대원 2명이 솔레마이니 추모식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이다.

지난 3일 솔레이마니의 고향 케르만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 최소 84명이 목숨을 잃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에 공화정이 일어난 이래 최악의 테러였다.

이란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두고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테러 배후에 있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 4년 전 솔레이마니가 미군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점도 이란 의심을 키웠다. 솔레이마니 후임인 에스마일 가니 사령관이 “이란과 저항세력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근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이란이 보복을 다짐하면서 중동의 역내 긴장감은 크게 고조됐다.

ISIS가 테러 주체를 자처하면서 이란이 이·팔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등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고통받는 이란 국민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란 측도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그간 미국·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도 물리적으로 직접 충돌하는 일을 피해 왔다.

다만 이란이 ISIS에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ISIS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오랫동안 부딪혀왔다. 시아파를 ‘다신교’라고 비난하는 ISIS는 2022년에도 이란 시아파 성지 시라즈에서 총기 난사 범행을 일으켜 13명을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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