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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범 음악평론가] 여름 음악페스티벌 하면 잘츠부르크, 루체른, 바이로이트 같은 유럽의 페스티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에도 훌륭한 여름 음악페스티벌이 있다. 바로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와 ‘제주국제관악제’다.
13회째를 맞은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7월 25일부터 8월 9일까지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등)의 올해 주제는 ‘B, B, B자로…’로, B로 시작하는 이름의 작곡가들 곡을 위주로 음악제를 꾸렸다. 그간 클래식무대에서 자주 연주하던 곡보다는 숨은 명곡을 찾아내 청중과 연주자에게 모두 새로운 곡에 도전하고 경험하고 공부할 수 있게 만든 레퍼토리의 구성이 돋보였다.
특히 지난 6일 오후 저명연주가 시리즈에서 비치의 ‘플루트와 현악4중주를 위한 테마와 변주곡’, 바르톡의 ‘두 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 저녁 공연에 연주한 바버의 ‘카프리콘 협주곡’ 등 평소 자주 듣기 힘든 레퍼토리를 빼어난 실력으로 연주해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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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에는 제주문예회관에서 이철웅이 지휘한 연세심포닉윈드오케스트라가 신선한 레퍼토리로 탄탄한 실력을 선보였으며 페스티벌 기간 내내 매일 밤낮으로 제주·서귀
포의 공연장과 해변공연장·천지연폭포 야외공연장 등에서 마에스트로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을 열어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오브라스, 닝보시향관악그룹, 미텔라인관악단, 메네제리블스콰르텟, 타카마도브라스앙상블, 싱가포르윈드심포니, 펭치아대심포닉밴드 등 해외 단체도 많이 참가해 초창기에 비해 제주국제관악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것으로 보였다.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가 8월 초에 끝난 뒤 제주국제관악제가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두 페스티벌을 모두 한여름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와 제주국제관악제를 다니다 보면 국내서 휴가철에 클래식음악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