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회사채 시장 건설업종 분야에서 예상 가능한 손익 규모를 추정하는 보고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공사를 마치기 전까지 결과를 알기 어려운 수주 산업 특성상 보다 자세한 ‘속사정’을 알려는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김가영 NICE신용평가 연구원이 해외 건설프로젝트의 손실을 분석한 보고서는 이처럼 시장이 알고싶은 부분을 비교적 명료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25회 SRE 베스트리포트(가장 인상적인 연구보고서) 설문에서 김 연구원의 ‘해외 건설프로젝트 손실 얼마나 남았나-공사원가율과 미청구공사의 회사간 비교를 통한 분석’ 보고서는 30표(19.9%)를 받아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크레딧애널리스트 중에서는 가장 많은 16명(32%)이 최고로 꼽았다.
신평사의 강점인 회사간 비교를 통해 손실 규모를 숫자로 뽑아낸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보고서는 건설사별 수익 창출력·변동성의 차이가 두 가지 원인에서 온다고 봤다. 보수적 회계처리 기준과 공사수행 과정에서 원가 관리 능력, 해외 프로젝트 자체의 수주·사업 경쟁력이다. 원가율 상승 가능성과 미청구공사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해외 프로젝트 완공 예정 시점과 지역 등을 비교했으며 상시 모니터링 프로젝트를 발굴하기도 했다.
보고서가 나온 후 시장의 반응은 컸다. 원가율 조정에 따른 발생가능 손실과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한 미청구공사 규모가 높다고 나온 일부 건설사는 해명 자료를 제출하며 반박하기도 했다.
다만 해외건설은 부실 프로젝트 정리가 마무리 단계지만 앞으로는 주택 분야를 걱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대규모 분양이 이뤄진 경기도 지역 중심으로 공급 과잉이 나타나면서 내년 이후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시장이 부진하면 해외 수주에 공을 들이고 해외 부실이 나타날 때 다시 국내로 돌아와 주택사업을 벌이는 건설사의사업 행태에도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올해는 해외 시장회복도 되지 않고 주택시장도 어려워지는 상황이어서 회사별로 어떤 경영 전략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일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노력하는 곳도 있어 성과 또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