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만달러 붕괴…현물 ETF 승인 후 하락세 지속

전거래일 대비 4.66% 하락한 3만9737달러
ETF승인 이후 차익매물…그레이스케일 주도
증시 강세장 돌입도 영향…"하강하는 에스컬레이터"
  • 등록 2024-01-23 오전 8:00:09

    수정 2024-01-23 오전 8:18:1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비트코인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처음으로 4만달러를 밑돌았다.

(사진=로이터)
22일(현지시간) 블록체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5시50분(美동부시간 기준) 전거래일 대비 4.66% 하락한 3만9737.26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2일 이후 50일 만에 4만달러 선이 무너진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8월 SEC가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ETF신청을 재검토하라는 연방법원의 판결 이후 약 70% 상승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ETF를 승인한 지난 10일 4만91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은 ETF 승인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내고 있는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펀드가 비트코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 62만개(35조원)를 보유한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펀드(GBT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에 따라 현물 ETF로 전환되면서 시장에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13년 출시된 GBTC는 비트코인 간접 투자 상품이다.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을 위해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을 대신 구입하고 증권을 발행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GBTC 투자자들은 미국 증권법에 따라 6개월 간 의무보유기간을 거친 후 장외 거래소에서만 거래를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가격과 괴리가 있기도 했다.

GBTC이 비트코인 ETF로 전환되자 오랜기간 청산 위험 등을 버틴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ETF에서는 최근 1주일 동안 22억달러(약 2조95000억달러)이 빠져나갔다.

최근 증시가 다시 강세장으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8000선을 돌파했고, S&P500지수도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체 넥소의 공동 설립자인 안토니 트렌체프는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동안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하강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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