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은 전날(28일) 공시를 통해 일본 시오노기 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S-217622(제품명 조코바)’가 임상 3상에서 1차와 2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임상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효과를 확인한 만큼 일본과 국내 허가 과정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앞서 지난 7월 조코바 임상3상 결과를 보고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심의를 보류한 바 있다.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나온 만큼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데이터를 종합해 승인이 나면 국내 승인 절차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식약처는 정무적 판단이 아닌, 과학적 근거와 기준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에 다른 국가기관이 승인한 것을 어느 정도 긴급사용승인 과정 등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경쟁제품 절반 가격 가정 시 1774억원
조코바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팍스로비드 절반 수준이거나 비슷한 가격대로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지난 1월 14일부터 9월 1일까지 46만6799명분이 처방됐고, 같은 기간 라게브리오는 6만5255명분이 처방됐다. 단순 계산해보면 팍스로비드는 국내에서 3547억6724만원, 라게브리오는 652억5500만원어치 팔린 것이다.
조코바가 약 50만명에 처방되고 가격은 팍스로비드 절반 수준이라고 가정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매출은 1774억원 수준이다. 일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5601억원이다. 만약 팍스로비드와 같은 가격이라고 가정한다면 단순 계산 시 예상 매출액은 3800억원이다.
조코바 처방 대상이 기존 치료제보다 넓다는 점도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반면, 조코바는 60세 이하 일반 환자군에게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더 이상 처방되지 않는 셀트리온(068270)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경우, 처방 대상이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18세 이상 성인 환자에 한정돼 있었다. 렉키로나 매출 규모는 당시 예상했던 최대 매출 3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지난 3월 23일 일동제약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조코바가 경쟁 제품 대비 저렴한 30만원으로 책정된다는 가정으로 50만명분이 공급된다면 1500억원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처방 비율은 3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도 지난 14일 “현재 30% 정도인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처방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국내 확진자 수도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다. 2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881명으로 일주일전보다 2128명 적다. 재원 중 위중증 환자도 전날보다 12명 적은 363명으로 지난주(462명)보다 100명 가량 줄었다. 최근 확진자 수는 6차 대유행 시작 전인 7월 초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 제약·바이오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라게브리오나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 경험이 있어 조코바의 긴급승인 프로세스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이미 긴급승인된 ‘위중증’ 약이 있다는 점, 과거 대비 코로나 사태의 중요도가 떨어졌다는 점이 국내에서 사용승인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기존 제품 대비 투약 편의성과 변이 등에 대응 가능한 점을 내세워 긴급사용 및 품목허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임상을 했기 때문에 한국에도 200여명 환자가 포함돼 있다”며 “최근 우세한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서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있어 기존 제품들과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