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은 “이미 출시된 경쟁약에 비해 약효가 강력하진 않지만 임상 2상을 통해 장기간 치료 지속 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기존 치료제가 극복하지 못하는 부분을 SCM-AGH이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AGH’ 임상 2상 결과 발표…1차 지표는 12주차 EASI-50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달 31일 SCM-AGH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은 중등증~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4주간 SCM-AGH이나 위약을 3회 투여한 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임상의 1차 평가지표는 투약군의 12주 EASI-50 달성률이다. EASI-50은 아토피로 인한 습진 부위 심각도가 기준점 대비 50% 이상 개선된 것을 의미한다. 투약군의 12주 EASI-50 달성률은 57.6%, 위약군은 32.4%이었으며, P값은 0.038로 도출됐다. P값이 0.05보다 작으면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다는 의미다.
2차 평가지표는 EASI-75와 EASI-90으로 습진 부위의 심각도가 기준점 대비 각각 75%, 90% 이상 개선됐는지를 측정했다.
투약군과 위약군의 EASI-75 달성률은 △12주차 18.2%, 5.9% △16주차 26.5%, 12.1% △20주차 35.3%, 16.1% △24주차 38.2%, 18.2%로 모두 P값이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투약군과 위약군의 EASI-90 달성률은 △12주차 12.1%, 5.9% △16주차 11.8%, 3% △20주차 17.6%, 6.5% △24주차 23.5%, 6.1%로 이 중 24주차만 P값이 0.045로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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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피젠트·린버크와 비교해 낮은 유효성…시장성 있나?
해당 임상 결과에서 확인된 유효성 수치는 시장에 출시된 아토피 신약들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사노피의 ‘듀피젠트’와 애브비의 ‘린버크’는 1차평가지표 중 하나로 16주차 EASI-75 달성률을 설정했다. 듀피젠트와 애브비의 임상 3상에서 EASI-50 달성률은 평가변수에 없었으므로 16주차 EASI-75 달성률을 기준으로 세 치료제를 비교하면 린버크의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린버크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 완치를 의미하는 EASI-100 달성률도 14.1%~27%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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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AGH는 근본 치료 개념…기존 약과 단순 비교할 수 없어”
회사 측은 “(SCM-AGH이)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가 뛰어나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SCM-AGH는 줄기세포를 체내로 보내 자체적인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근본 치료를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의 약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측은 “듀피젠트의 경우 약효가 좋지만 2주 간격으로 계속 맞아야 하기 때문에 2주 간격으로 3회 투약하면 6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는 SCM-AGH이 경쟁력이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듀피젠트보다 약효가 뛰어나면서도 주사제가 아닌 먹는 약인 린버크도 있기 때문에 SCM-AGH은 린버크 대비 경쟁력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듀피젠트와 린버크는 각각 2020년 1월, 2022년 5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약가가 10%로 줄어든 상태다.
나아가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이번 아토피 피부염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독자적인 줄기세포 분리·배양 원천 기술인 ‘층분리 배양법’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이 특허를 받은 해당 배양법은 고순도, 고효능 줄기세포를 빠르게 수득해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효율적 기법이다.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물질 특허뿐 아니라 공정 관련 기술의 가치를 입증했다는 게 회사 측의 평가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해당 임상 2상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판단하고 국내외 임상 3상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임상 3상은 한독(002390)과 협업하고, 해외 임상은 기술수출을 통해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총 31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자금 사용 계획을 살펴보면 아토피피부염 임상 1/2상 정산비용으로 11억원이 책정돼 있지만, 임상 3상 자금은 따로 기재돼 있지 않다. 국내 임상 3상 자금은 한독으로부터 지원 받고, 글로벌 임상 3상은 해외 파트너사가 비용을 부담하게 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