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최근 무선 청소기가 이방 저방 본체를 끌고 다니며 일일이 전원 케이블을 꽂아 써야 했던 유선 청소기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청소기 헤드에 ‘레이저’를 장착해 먼지 입자를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청소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정돈데요, 마차로 끌고 다녀야 했던 최초의 청소기부터 최신 청소기까지 100년 넘는 청소기의 역사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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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청소기는 120년 전인 1901년 영국의 발명가 ‘세실 부스’가 발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존 써먼이 청소기를 만들었으나 바람을 불어 흙과 먼지를 밀어내는 방식의 청소기였습니다. 송풍기로 낙엽을 치우는 것과 비슷한 원리였죠. 부스는 청소 과정에서 흙먼지가 날리는 것을 보고 이를 빨아들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 현재 청소기의 시조격인 흡입식 진공청소기를 처음으로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존 써먼의 청소기와 마찬가지로 부스의 청소기도 ‘크기’가 너무나 크다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마차에 싣고 다닐 정도의 크기였던 탓에 가정용이 아닌 청소 전문 업체가 사용했습니다. 그럼에도 부스의 청소기는 점차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로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현재 모습과 가까운 휴대용 가정용 청소기는 1907년 미국의 제임스 스팽글러에 의해 발명됩니다. 혼자서도 옮길 수 있는 작은 크기에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했죠. 1908년 윌리엄 후버가 스팽글러의 발명 특허권을 사 전 세계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청소기의 대중화가 시작됩니다. 스웨덴 가전 기업인 일렉트로룩스의 창업자인 악셀 베네 그렌도 1912년 12kg 정도의 무게인 ‘룩스1(Lux 1)’을 발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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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1970년대 후반 현재의 LG전자(066570)인 금성사가 최초로 실린더형의 진공청소기인 V-6080을 출시합니다. 삼성전자(005930)도 1년 뒤인 1980년 실린더형 청소기를 내놓고, 1981년부터는 이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국내 가전업계의 청소기는 진화를 거듭합니다. 금성사는 1981년 세계 최초 한국형 물걸레 청소기를 출시했으며, 국내 최초의 업소용 청소기도 선보입니다. LG전자가 된 2001년에는 국내최초 먼지봉투가 필요 없는 청소기 싸이킹을 출시하기에 이르죠. 삼성전자도 2002년 사이클론 방식의 청소기를 출시하며 끊임없이 성장을 이어갑니다.
2010년대 중후반 다이슨의 V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에서도 LG 코드제로 A9, 삼성 제트 등 고가의 고성능 무선 청소기가 출시됩니다. 휴대성은 물론, 사용시간을 늘리고 흡입력까지 보완한 제품이었죠. 이에 힘입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규모는 매년 30%가량 성장해 2018년 100만대에서 지난해 180만대 수준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무선청소기는 최고급 모델을 기준으로 150만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고가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올해의 경우 삼성과 LG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자동먼지비움 기능을 탑재한 ‘거치대’ 등으로 사용자 편의성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삼성의 2021년형 삼성 제트 ‘비스포크 제트’와 LG의 ‘코드제로 A9S 씽큐’는 각각 올해 열린 세계 가전 박람회인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무선 청소기 ‘원조’ 강자 다이슨은 레이저로 먼지를 감지하는 기술이 최초로 적용된 새 무선 청소기 ‘다이슨 V15 디텍트’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청소기 헤드에는 녹색 레이저가 탑재돼 눈에 보이지 않던 미세한 크기의 먼지 입자를 보여줘 보다 꼼꼼한 청소가 가능합니다. 끊임없이 진화하며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잡은 청소기가 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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