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에서 김씨의 사례는 이젠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폭락한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가 몰리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말에 주식 투자에 나선 청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청년들 사이에서 이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편에서는 경제불황과 불공정한 사회 때문에 청년들이 도박성이 짙은 비트코인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고 있고, 성공의 가치를 돈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은 반문한다. “불법도 아니고 모두가 하는 투자인데 청년들이 하면 왜 안 되느냐고.”
물론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청년들이 여윳돈이 아닌 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통해 투자에 나서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가계신용대출 규모는 168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 항목은 3분기에만 22조원 늘어나 69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영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지난 여름 신용대출을 받았다는 직장인 강모(28)씨는 “요즘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에서 가장 주된 주제는 주식 같은 투자에 관련된 것”이라며 “다들 마통을 개설하거나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이젠 기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2017년 광풍이 불었던 가상화폐 투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원유 레버리지 상품 투자로 대변되는 청년층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할 곳이 사라지자 30대 청년들이 주식 투자에 몰리고,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는 그들만큼 재산을 축적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20대들은 더 리스크가 큰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며 “다만 원금 손실뿐만 아니라 빚이 생길 수 있는 신용거래나 선물옵션 등 고위험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