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1弗 아래로…원가보다 낮아져 `업계 비상`

12월 상반월 DDR3 1Gb 가격 0.97달러…1년 반만에 1弗 아래로
대만社, 10월부터 월별 적자 추정…국내社도 실적 악화 가능성 높아
"내년 2분기부터 D램 가격 회복 기대"
  • 등록 2010-12-22 오전 8:35:45

    수정 2010-12-22 오전 9:12:41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D램 주력제품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4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22일 반도체 가격 정보 웹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월 상반월 D램 주력제품인 DDR3 1Gb 128Mx8 1333MHz의 고정거래가격은 0.97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DDR3 1Gb 128Mx8 1333MHz의 가격은 지난 5월 2.72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특히 지난 9월에는 2달러 벽이 무너졌고 이후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보여왔다.(그래프 참조)
▲DDR3 1Gb 128Mx8 1333MHz 고정거래가격 추이(출처: D램익스체인지)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PC 등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통상 매달 초순과 하순에 각각 한 차례씩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는 제품 대부분을 고정거래가격으로 공급한다.

현재 D램 주력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일본이나 대만 반도체 제조사 등의 D램 제조원가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팔면 팔수록 적자를 기록하는 가격이 된 것으로, 대만 반도체 제조사는 지난 10월부터 월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D램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000660)의 제조원가는 각각 0.8달러 수준, 1달러 초반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D램 가격 하락에 따라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해 4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11년 2분기에야 D램 가격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D램 수요가 2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일본과 대만 반도체 제조사의 감산과 투자 축소가 공급 증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D램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외에 D램 제조사는 투자에 나설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 경쟁사의 공급물량 증가는 제한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장 사장은 최근 "올해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 PC 수요 부진 등으로 상고하저(上高下低) 상황을 보였다"라며 "2011년에는 2분기 이후 시황이 회복되며 전형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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