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앉기' 완화에..공연계 "안전한 관람 문화 조성" 화답

이유리 "공연계 '회생'의 기반 마련"
설도권 "지자체 등 이행기준 필요해"
신춘수 "현실 잘 반영..숨통 트일 것"
  • 등록 2020-11-03 오전 6:30:01

    수정 2020-11-03 오후 5:07:14

‘객석 띄어앉기’를 시행 중인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빠르면 오는 7일부터 공연장내 ‘객석 띄어앉기’(거리두기 좌석제)가 해제될 전망이다.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두 달 이상 ‘객석 띄어앉기’를 지속하면서 매출에 치명상을 입었던 공연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연말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공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공연계는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로 안전한 공연 관람 문화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해 정부 기대에 부응하려는 모습이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새로운 거리두기 단계의 격상 또는 하향 조정은 ‘1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를 핵심 지표로 활용해 결정한다. 이에 따라 △1단계=수도권 100명-비수도권 30명 미만(강원·제주는 10명)시 △1.5단계=수도권 100명 이상-비수도권 30명 이상(강원·제주는 10명)시 △2단계=1.5단계 대비 배 이상 증가·2개 이상 권역 유행 지속·전국 300명 초과 중 1개 충족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배로 증가)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 △3단계=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 적용된다.

새 거리두기 기준에서 현 코로나19 상황은 1단계가 유력하다. 지난 1주간(10월 26일∼11월 1일) 수도권의 일평균 확진자가 100명 미만이기 때문이다. 중대본이 현 상황을 1단계로 판단한다면 공연장들은 새로운 거리두기를 적용하는 오는 7일부터 전체 객석을 모두 오픈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주 핼러윈 여파 등으로 수도권 확진자가 급증해 7일 기준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 이상이면 1.5단계로 상향된다. 이 경우 공연장에는 ‘다른 일행과의 띄어앉기’가 적용된다. 동반자는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다른 일행과는 한 칸씩 띄어앉는 식이다.

이밖에 2단계에서는 공연장내 음식 섭취가 금지되고, 모든 객석에 일률적으로 한 칸씩 띄어 앉기가 적용된다. 전국 유행이 시작되는 2.5단계에 이르면 좌석을 두 칸씩 띄어 앉아야 한다. 사실상 모든 시설이 셧다운 되는 수준인 3단계가 되면 공연장도 ‘집합 금지’ 등 폐쇄 조치된다.

새로운 공연장 방역 지침은 현행 대비 대폭 완화된 것이다. 띄어앉기로 벼랑 끝에 몰렸던 공연계의 목소리를 많이 수용했다는 평가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고사 위기에 처했던 공연계가 ‘객석 띄어앉기’ 완화로 인해 회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철저한 방역을 통해 안전한 공연 관람 문화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공연 기획·마케팅업체인 클립서비스의 설도권 대표는 “공연장이 방역과 통제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비교적 현실을 잘 반영한 조치”라면서 “공연계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라이브 대표도 “개편된 거리두기 5단계는 (현행대비) 구체적이고, 단계별 지침을 이행하기도 명확하다”면서 “안전한 공연 관람 문화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가 대중들에게 공연장이 안전한 장소로 각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진학 공연예술경영협회 부회장(스테이지원 대표)은 “시민들이 공연을 봐도 괜찮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좀 더 세심하고 안정적인 조치로 느껴져 (공연에 대한 인식 전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블루스퀘어 등을 운영하는 인터파크씨어터의 이종규 대표는 “확진자 수치, 방역 수준, 이용자 데이터 관리 기준 등을 토대로 봤을 때 공연장은 매우 안전한 시설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설도권 대표는 “이제는 공공극장과 지자체 등이 공연장 방역수칙을 이행하기 위한 명쾌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침체된 공연계는 관객들이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미 파크컴퍼니 대표는 “공연 티켓은 사전 판매 방식이기에 공연이 임박해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 또는 상향됐을 때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걱정거리”라고 덧붙였다.

거리두기 단계별 전환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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