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가 미국의 기권 속에 처음으로 채택된 데 대해 이스라엘이 강력히 반발해 미국에 가자지구 군사작전 논의를 위한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에 미국 백악관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 투표를 위하 회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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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리실은 유엔 안보리 결의 직후 성명을 통해 “인질 석방 조건이 없는 휴전을 지지한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전쟁 내내 유지해온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기권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통해 인질을 풀어주지 않고도 휴전이 허용된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줌으로써 (이스라엘의) 전쟁과 인질 석방 노력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자히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전략 담당 장관이 대표단으로 미국에 갈 예정이었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에 반대하면서 그 대안 논의 등을 위해 이스라엘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양국 대표단을 통해 피란민이 몰려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 존 커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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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스라엘 대표단은 이번 주에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에 반발해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에 대해 미국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대표단 방문은) 라파 지상(작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을 놓고 충분한 대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대표단이 워싱턴DC에 오지 않는 것은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이같이 밝혔다.
또 커비 보좌관은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우리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인질 협상의 일환으로 휴전을 일관되게 지지해왔으며 결의안은 현지 진행 중인 협상을 인정하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하마스 규탄 등 우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표현이 최종 결의안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계획에 대해서 “라파에서의 대규모 지상 작전은 실수라는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라면서 “특히 이스라엘 작전의 결과로 150만명의 사람이 그곳에서 피난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라파에서의 지상 공격을 옳은 행동 수순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라파 공격에 대한 입장차 및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문제에 따른 미·이스라엘 간 긴장 고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것을 긴장이 고조되는 것으로 볼 이유는 없다”라면서 “우리 정책은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마스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미 국무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후 국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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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이날 만나 가자 전쟁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커비 보좌관은 갈란트 장관의 방미에 대해 “오래전 계획된 것으로 이스라엘 대표단과는 별개”라며 “갈란트 장관은 24~36시간 동안 여기에 있을 예정이며 대화 과정에서 라파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