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LG마피아 이어 K-바이오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SK사단'

SK출신, 국내 유망 바이오벤처 대거 포진
신약개발 기술력 입증한 SK, 바이오 업계서도 주목
LG사단과 함께 K-바이오 이끌 차세대 주자 손꼽혀
티움바이오, 김훈택 대표 등 SK케미칼 출신이 설립
비보존, 세노바메이트 핵심 개발자 이한주 상무 등 SK바이오팜 출신 대거 영입
  • 등록 2021-05-12 오전 8:00:23

    수정 2021-05-12 오전 11:02:25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LG화학(051910) 출신들이 국내 바이오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가운데, 최근 SK 출신들이 바이오 업계에 대거 합류해 활약하면서 K-바이오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도 신약개발에 일가견이 있는 SK케미칼(285130)SK바이오팜(326030) 출신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차세대 K바이오 이끄는 SK 사단-아웃라인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 및 SK바이오팜 출신이 합류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30여곳에 달한다. 벤처기업으로는 티움바이오(321550)(김훈택 대표), 비보존(이한주 연구소장), 바이오팜솔루션즈(최용문 대표, 조현 박사), 압타머사이언스(291650)(한동일 대표),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박철형 연구소장), 빌릭스(차만영 전무)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윤강식 사업개발본부장), 보령제약(003850)(김종호 개발그룹장), 현대약품(004310)(백명기 신약개발 총괄 상무), 한독(002390)(김윤희 책임연구원) 등 국가기관과 전통제약사에서도 SK출신들이 주요 요직을 맡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SK 출신 신약개발 연구인력들이 바이오벤처에 합류하면서 해당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며 “신약 연구개발(R&D)에 강점을 보이는 SK 출신이다 보니 업계 내에서도 기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부터 신약개발 사업에 뛰어든 SK는 SK케미칼을 통해 국내 최초 신약 선플라주(항암제)를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 신약 앱스틸라(혈우병치료제)는 해외 기술이전까지 성공시켰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세노바메이트(뇌전증치료제), 솔리암페톨(수면장애치료제)를 개발해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SK 사단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왼쪽부터)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 김종호 보령제약 개발그룹장, 박철형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연구소장.(사진=각 사)
◇SK 사단 ‘티움바이오’-‘비보존’ 주목


SK 출신들이 합류한 바이오벤처 중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티움바이오다. 티움바이오는 SK케미칼 출신 연구진들이 만든 희귀질환 신약개발 기업이다. 김훈택 대표가 2016년 12월 설립했다. 김 대표는 SK케미칼 혁신신약 R&D 센터장 출신으로, SK에서만 약 20년간 신약개발 연구에 매진한 전문가다. SK케미칼 시절 국내 최초 바이오 신약 앱스틸라를 개발해 기술수출까지 이끈 주역이다.

티움바이오에는 김 대표 이외에도 포항공대 생명과학 전공, 매사추세츠 대학교 면역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SK케미칼 출신 송인영 상무와 서울대 약학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SK케미칼에서 10년 동안 합성신약을 개발해 온 김선미 연구위원(합성신약팀 총괄)도 포진해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티움바이오는 설립 당시부터 김훈택 대표와 SK케미칼 인재들이 설립한 회사로 주목받았다. 김 대표와 핵심 임원들이 티움바이오를 차근차근 성장시키고 있다”며 “뛰어난 R&D 기술로 폐섬유증 치료제와 자궁내막증 치료제를 기술수출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성사시키면서 신약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통증·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비보존은 SK바이오팜 출신들이 대거 합류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한주 연구소장(상무)을 비롯해 박인식 생산개발실장(이사), 심재구 법무실장(이사) 등 SK바이오팜 출신 3명이 비보존 내 주요 요직을 맡고 있다. 박 이사는 SK바이오팜에서도 생산개발파트를 담당했었고, 심 이사는 SK바이오팜에서 법무팀장을 맡은 바 있다.

특히 이한주 상무는 비보존 내 핵심연구인력으로 꼽힌다. 1995년 유공 시절부터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 상무는 1997년 SK로 간판을 바꿔 달고, 2011년 SK바이오팜에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 개발에 핵심인력으로 참여했다. 그가 등록한 관련 특허만 14종(물질특허 6종, 용도특허 8종)에 달한다.

이 상무는 “합성신약 기반 통증 연구에 대한 애착이 컸다. SK바이오팜 시절 비보존 이두현 대표와 네트워크도 있었고, 비보존이 통증 관련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보니 그런 부분이 맞아 비보존으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 이한주 비보존 상무.(사진=각 사)
◇“K-바이오 발전 동력”...성공스토리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SK 출신들의 바이오벤처 진출이 결과적으로 한국 바이오 산업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SK 출신들의 바이오벤처 진출은 LG화학 출신들이 한국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SK는 대기업으로서 벤처기업 대비 더욱더 전문적이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벤처기업들이 핵심인재 영입을 통해 이런 것들을 흡수할 수 있다면 K-바이오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 출신 OB 인사는 “SK바이오팜 내 기업문화가 한곳에 오래있는 분위기다 보니 동종업계 벤처 진출이 늦어진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 중추신경계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SK 출신 합류가 늘어나고 있다”며 “SK 출신들을 통해 국내 신약개발 저변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다. SK 출신들이 외부에서 성공스토리를 만들고 후배들을 이끌어 간다면 벤처기업과 SK, 나아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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