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방어주’로 불렸던 통신주의 주가하락이 매섭다. 5G 가입자 순증 폭이 둔화되면서 향후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탓이다. 증권가에선 향후 주가 반등 여지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T(030200)는 연초 이후 6.30% 떨어진 2만 530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동안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도 각각 3.99%, 3.17% 하락, 각각 22만 8500원, 1만 3750원을 기록하고 있다. 통신주는 그동안 ‘방어주’로 불리며 국제경기가 충격을 받아 증시가 내릴 때도 홀로 꿋꿋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연초 이후론 속절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5G 수요 증가 기대감이 이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신주들은 5G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점쳐져 왔다. 그러나 5G 수요는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고, 그에 반해 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며 일회성 비용 지출이 늘었다.
실제 통신주은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시장에 내밀었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4분기 영업이익이 1164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55.12%, 전분기와 대비해선 53.95%나 깎인 규모다. 앞서 KT 역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7% 감소, 전분기 대비 72.7% 감소한 5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가입자의 순증 폭이 둔화됨에 따라 장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낮아졌다”며 “최소 올해 2분기는 돼야 통신사들이 의미있는 실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회의감이 주가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고 짚었다.
통신주들의 주가는 더 하락하긴 어렵지만 당분간 반등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막 발표된 4분기 실적도 양호하지 못한 데다 5G 수요 증가도 여전히 눈에 띄게 파악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G의 실질 효과 관련 확신이 부족해 주가 반등의 기울기에 대해선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투자자의 시각이 전환되기 위해서는 5G 서비스의 완결성과 비용통제를 통한 마진 개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 2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정기변경에서 리밸런싱 수요를 통해 수급이 양호해질 것으로 보여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5G 가입자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 삼성,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신규 5G 스마트폰의 출시 사이클이 올해 집중돼 있다”며 “올해 5G 가입자 성장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통신 3사의 무선서비스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