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1일 발표한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유동성이 감소하고 신흥국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우선 신흥국의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이나 베트남 등 원자재를 수입한 뒤 가공해 수출하는 신흥국은 수입 비용과 생산자 물가 상승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에서 글로벌 투자 자본이 유출되고 결과적으로 환율 약세 현상이 나타난다. 그 결과 신흥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되면서 경제와 수입 수요가 둔화되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대(對)신흥국 수출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국의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달러 결제 수입비용을 증가시켜 수출채산성도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입 거래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8% 수준이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되면 비용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의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부담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에서 1차 산품과 중간재 수입 비중이 73%여서 부담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기업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도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이다. 상하이 등 중국의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운임 증가에서 보듯 수출 부대비용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보고서는 특히 내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예상된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추이를 관찰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상반기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인 국내 기업금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수출기관들이 중소 수출기업의 낙후된 납품단가 환경을 개선하고 해외공동물류센터와 해외 내륙운송 지원 등 수출기업의 피부에 와닿는 실절적인 물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