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육질은 단단,·육즙은 풍부…횡성 한우, 맛있는 이유

강원도 횡성의 '횡성한우'
속풀용은 한우해장국 좋아
안흥찐빵은 간식거리로 제격
  • 등록 2020-11-27 오전 6:00:00

    수정 2020-11-27 오전 6:00:00

횡성 축협 한우프라자의 ‘한우 등심’
횡성 축협 한우프라자의 ‘한우 등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우의 고장’ 강원 횡성. 품질 좋고 맛있다는 횡성한우 고기를 찾아 식객들이 몰려든다. 그렇다면 횡성에는 얼마나 많은 한우가 있을까. 횡성군의 인구는 4만 6000여명(현재기준). 소는 무려 6만여 마리다. 소가 더 많다. 이 많은 소는 누가 키우나. 1557여 한우 농가들이 집중적으로 키운다.

이 많은 소는 어떻게 키워지게 됐을까. 역사적 배경부터 살펴보자. 횡성은 영동지방과 서울을 이어주던 경강대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강릉 소들이 대관령을 넘어 평창·진부·둔내를 거쳐 횡성에 모였다가 양평을 거쳐 서울로 넘어갔다’는 옛이야기 ‘소몰이길’. 그만큼 횡성은 소와 연관이 깊은 고장이다.

횡성의 한우는 왜 다를까. 첫번째는 환경이다. 횡성은 고원지대에 있다. 그래서 평균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크다. 즉, 식물의 생육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이런 식물을 먹고 자란 소는 육질이 단단하다고 알려져 있다. 육질이 단단한 소는 구우면 육즙이 풍부하고, 향미가 뛰어나다.

횡성 축협 한우프라자의 ‘한우 등심 구이’


한우 사육 관리 시스템도 철저하다. 횡성군은 오랜 기간 한우 명품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설이나 전문성 면에서 최고 품질 한우를 생산할 여건을 갖췄다. 여기에 군수품질인증제를 도입해 횡성에서 자라고, 횡성군이 인증한 도축장에서 가공한 한우만을 인증한다.

횡성한우는 비싸다. 물론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다. 평균 한우 등심 1인분(150g)에 3만5000원~4만원이다. 횡성 사람들은 등급에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최고등급의 한우보다 힘줄이 없는 중간등급(1등급) 한우를 사다가 김치냉장고에 이틀쯤 넣어 숙성시키라고 권한다. 이유는 최고등급 등심은 지방이 고루 퍼져 있어 부드럽지만, 기름기가 많아 금방 물리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횡성한우를 제대로 맛보려면 ‘횡성 축협 한우프라자’를 찾아가야 한다. 횡성에만 세군데에 있다. 횡성읍과 우천점, 새말점이다.

운동장식당의 한우내장해장국


한우해장국도 속풀이용으로 좋다. 횡성읍 종합운동장 입구 건너편 ‘운동장해장국’은 아침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내장이 가득 들어간 한우해장국, 그리고 찰기 가득한 돌솥밥이 일품이다. 가격도 착하다.

간식거리는 안흥찐빵을 추천한다. 국내산 팥을 무쇠솥에 삶아서 인공감미료 없이 찐빵 속을 만들고, 막걸리로 발효시킨 밀가루로 빵을 만든 다음 하루 동안 숙성시켜 쪄내는 쫄깃한 찐빵이다. 1968년 시작해 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면사무소앞안흥찐빵’과 ‘심순녀안흥찐빵’이 원조이고, 두 집 사장은 자매사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찜통에서 막 구워낸 ‘안흥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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