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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개인방송을 즐기는 10대들이 급증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유튜버들이 쓰는 신조어·줄임말이 유행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 인기 유튜버의 경우 구독자가 많게는 수 백만명에 달해 10대들 사이에 유튜브가 신조어의 창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온갖 신조어가 빠르게 생성되면서 세대 간 소통에 장애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신조어를 사용하는 10대의 시각을 이해하고 이를 소통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치킨 버억” “반모하고 불소해요” 유튜브産 신조어·줄임말
최근 10대들 사이에선 간단한 줄임말 형태를 넘어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한 눈에 뜻을 파악하기 어려워진 탓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선 신조어를 놓고 의미를 유추하는 테스트가 인기를 끌기도 한다.
‘반모’, ‘불소’ 등 줄임말 형태의 신조어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반모’는 ‘반말 모드’를 일컫는 단어로 서로 말을 놓아 친구처럼 지내는 것을 의미하고 ‘불소’는 ‘불타는 소통’의 준말로 메신저나 댓글 등으로 활발하게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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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로 소통 단절” vs “신조어는 소통 수단”
그러나 한편에선 신조어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의 시각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히려 신조어를 대화의 매개로 삼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10대들의 신조어를 모아 책으로 낸 학교도 있다. 전남 광양 백운고등학교 사서 교사인 황왕용씨는 최근 ‘급식체(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 관련 수업을 진행한 뒤 학교 학생들과 함께 ‘급식체 사전’이란 책을 냈다.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를 학생들이 각자 정리한 뒤 황씨가 이를 모아 발간한 것이다.
황씨는 “새로 생겨난 언어들은 새로 만들어진 집단의 문화를 담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집단의 언어를 무시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면 소통 단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실제로 학생들이 부모님과 급식체를 매개로 대화를 해보니 오히려 더 많은 대화를 하게 됐다”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언어를 무시하지 않고 잘 알아둬 대화의 매개체로 사용해보자는 차원에서 책도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