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재안에 손사래.."채권단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중재안 거부 의사 또 밝혀
실권주·자사주 처분으로 이미 우호세력 확보
  • 등록 2010-12-28 오전 8:43:04

    수정 2010-12-28 오전 8:43:04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현대그룹(현대상선(011200))이 다시 한번 현대건설 채권단의 중재안을 거부했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28일 "중재안에 대해 단 한번도 진지하게 검토한 적 없다"면서 "회의 때도 중재안에 대해서는 거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단이 법원 판결 전까지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거부하겠다`고 밝힐 계획 역시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 또한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하 사장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재안은 현대건설 이사회, 소액주주, 주요주주를 무시하는 법 위에 있는 것과 같은 제안"이라고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이어 "현대그룹은 그런 위법한 방안에 공범이 될 수 없다"면서 "중재안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의 양해각서(MOU)를 해지한 뒤 이행보증금 1755억원을 반환하고, 현대건설(000720)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를 우호세력에 넘기는 `중재안`을 제시했었다. 중재안에 대한 조건은 `소송 취하`.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MOU 효력유지 가처분 신청 판결 전까지 중재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중재안에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이처럼 강경하게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범 현대가가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데다 실권주 및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넘겨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유증 불참으로 범 현대가의 지분율은 현대건설을 포함해도 35%로 낮아진 상태. 반면 현대그룹은 전량 청약했다는 전제 하에 40%를 웃돈다. 여기에 실권주 413만3405주를 가져간 대신증권, NH투자증권이 우호세력이 된다면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진다.

자사주 187만여주 역시 우호세력에 넘긴 상태. 최소한 당장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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