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부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이수영씨의 노하우
성공 노하우 5가지 ①박람회서 아이템 물색 ②사업성 검증은 철저히
③창업스쿨 적극 참가 ④경영·전문지식 수업 ⑤가족들의 전폭적 지원
불황 속, 주부들에게도 창업의 유혹은 강하다. 하지만 전문성도 없고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해 여간 고민이 아니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부터 막막하다.
알뜰살뜰한 창업 준비로 월 매출 8000만원을 올리는 이수영(46·서울 홍제동)씨를 통해 주부 창업의 성공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씨는 고교 졸업 후 광고 기획사 등에서 사진 편집자로 일하다 결혼, 아들과 딸을 둔 '보통 아줌마'에서 사찰 된장 제조업체와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주부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노하우① 박람회 등 100곳 참가… 발로 뛰어라
1997년 말, IMF 직격탄으로 이씨 남편의 중소기업은 망했다. '뭔가 해야지' 하는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2003년 일단 창업 박람회와 설명회부터 찾기 시작했다. 치킨집·족발집·피자집 설명회에서 인쇄박람회·기계박람회까지 3년간 100개가 넘는 곳을 누볐다. 2005년 초, 한 식품 박람회에서 '금강정사'라는 사찰의 신도들이 직접 담근 된장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봤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먼저 사업 허가가 날지부터 따졌다. 무작정 동사무소를 찾아가, '경제' 담당자를 찾았다. "사찰 장류(醬類)를 상품화하려 한다"고 하니 구청에 가보라 하고, 구청은 소상공인센터에 가보라고 했다. 소상공인센터까지 가서야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농림부에는 국산 콩에 대해 질문했고, 지역 농장을 찾기 위해서 문화관광부도 찾았다. 온갖 관공서를 헤매는 동안 "돈은 있느냐" "남편이 없냐" "학력은 어떻게 되냐"는 자존심 상하는 질문도 쏟아졌다. 그때마다 오기가 발동했다.
노하우② 2년 만에 찾은 아이템, 검증에 1년
2007년 2월, 사찰죽염된장·사찰매실고추장·사찰죽염간장 등이 '카르마젠'이란 상표로 세상에 나왔다. 그는 "아이템이 떠올라 금세 돈 벌겠다는 욕심에 창업을 서두르면 실패확률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추가로 문을 연 칼국수집도 10곳의 경쟁 점포를 찾아가 본 뒤, 그 중 한 곳에서는 열흘간 주방 일까지 해보고 개업했다.
노하우③ 목적을 갖고 배워라…창업스쿨 백배 활용하기
창업스쿨은 원론만 얘기한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하지만 이씨는 2006년 9월부터 3개월 과정을 배운 '하이스쿨 창업스쿨'이 큰 도움이었다고 했다. 무엇을 배웠을까.
제조업체 운영 방법, 직원관리 노하우, 회계 등을 배웠다고 했다. 얼핏 대단하지 않은 정보처럼 보였다. 이씨는 "아이템도 정했고, 사업계획도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창업 스쿨에서 배우는 지식 하나하나가 머리에 속속 들어왔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상권을 정해 유동인구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현장 체험도 큰 도움이었다. 창업한 선배들의 가게 3곳을 찾아가 성공 노하우를 전수받는 프로그램도 망외의 소득이었다. 이씨는 "공짜 창업스쿨도 많고, 서울시·중소기업청 등의 창업스쿨〈표〉은 프로그램이 탄탄하다"고 전했다.
노하우④ 46살에 학위…자기계발을 쉬지 마라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회계의 필수 프로그램이라는 엑셀 사용법도 배웠다. 이씨는 4년여의 창업 준비과정을 돌이켜 보며 "창업 준비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갈고 닦는 기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점원들과의 좋은 관계 유지, 소비자들의 심리 파악을 위해 '심리상담사' 교육을 받고 있다.
노하우⑤ 남편의 외조, 가족의 도움
주부 창업에 빠져선 안 될 게 가족의 도움이다. 이씨가 처음 사찰 장류 아이템을 내놨을 때 주변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달랐다.
남편 신종대(51)씨는 이씨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뒤늦은 대학 공부도 남편이 먼저 권했고, 칼국수집 창업자금 1억원도 남편이 보탰다. 이씨는 "창업한답시고 수험생 때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아이들이 엄마 사업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고 말했다. 대학생 아들 딸은 틈만 나면 홍보 포스터 붙이기, 쿠폰 나눠주기에서부터 서빙까지 가게 일을 도와준다.
이씨의 결론은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대한민국 아줌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가족이라는 든든한 지원군만 있다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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