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엔비디아가 무려 7% 가까이 반등하면서 다시 시가 총액 3조달러선을 회복했다. 월가에서는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일시적 조정이라는 데 대체로 입을 모으고 있다.
|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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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는 6.76% 급등한 126.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마감 이후 거래에서도 1% 이상 상승 중이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다시 6% 이상 반등한 것은 2021년 3월9일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총은 3조1010억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3조달러선을 회복했다. 2위 애플과의 시총 격차도 1040억달러로 다시 좁혔다.
엔비디아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3% 가까이 뚝 떨어지며 기술적 조정국면에 들어갔지만,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일시적 조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최근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들의 하락은 단기적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도 여전히 기술주와 AI에 대한 관심은 계속 되고 있고, 실적이 탄탄한 AI랠리를 2000년대 ‘닷컴버블’보다 훨씬 더 실체가 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도 엔비디아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했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모어는 이날 메모에서 “H100칩에 대한 놀라운 수요, H200칩의 가시적인 증가, 내년 중반까지 예약된 블랙웰 수요, 중국 시장을 타깃한 H20 등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UBS의 애널리스트 칼 키어스테드도 최근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강한 선호도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엔비디아 6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픽=구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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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최근 엔비디아 랠리를 이끄는 테마 중 하나로 ‘무기화된 포모(FOMO·소외 공포)’를 꼽았다. 그는 “기관 포트폴리오 관리자에게는 동료에게 뒤처질 수 없다는 게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이번 랠리를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엔비디아 주식의 가중치가 매우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누버거버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스티브 아이즈먼도 이번 단기 조정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예견하고 ‘세기의 공매도’를 했던 아이즈먼은 엔비디아를 장기투자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주가의 차트를 보면 조정이 거의 보이지 않으며, 설령 있다고 해도 이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토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는 계속될 것이며, 엔비디아의 스토리는 분명히 손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