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주가 흐름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지수 상승 기울기는 낮아졌다”면서 “가파른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누적됐고, 백신처럼 증시를 견인하던 요소들의 영향력이 약해지거나 예상치 못한 전개로 긍정적 효과가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이후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기대감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사그라든 분위기다.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2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중 절반 이상이 변이 바이러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투자심리를 뒷받침하던 미국 부양책 기대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동을 걸면서 약해졌다.
올 연말까지 지수는 코로나19 백신 효과와 미국 부양책 향방을 살피면서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수성, 29일 도래하는 배당락,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3배를 목전에 둔 부담 등이 지수 방향성을 흐리는 요인이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부터 유럽연합(EU) 27개국에서 백신을 쓸 수 있는데 영국과 달리 미국처럼 우호적인 결과가 나타난다면, 경제 정상화에 대한 낙관론이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면서 “의미있는 수치를 확인하기까지 1~2주 정도 시간이 걸리므로 연말까진 코로나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부양책 새 수정안 처리와 규모 확대 여부도 연말 관심사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8일까지 법안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연방 정부는 셧다운 되지만 일단 민주당이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오는 29일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은 주요 이벤트 중 하나다. 배당락은 결산기말이 지나서 당기 배당을 받을 권리가 없어진 상태로,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이 발생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수준은 배당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특히 전통적인 배당주 보다 코스피200 내 배당 정책 제고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돼 있다”면서 “외국인이 선물 위주로 국내 익스포저를 늘리는 환경에서 대형주 상대 수익률은 연말까지 다소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으로 생각하면 외국인 현물 순매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2021년 초는 대형주 상대 수익률이 재차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노 연구원은 “배당 정책 제고가 기대되는 코스피200 내 IT, 지주 등 일부 대형 종목은 배당락일 시가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유효하다”면서 “현선물 가격 차 정상화 시 외국인 투자자 현물 순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선택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반도체, 2차전지, 헬스케어 업종에 관심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