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코히러스 등 해외사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미국 시장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사는 “가격 전략은 출시 직전까지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에피스나 셀트리온 등이 휴미라 시밀러을 통해 1000억~5000억원 사이의 매출을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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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휴미라 전체 매출(212억 3700만 달러)의 약 88%인 186억1900만 달러(한화 약 24조2700억원)가 미국 시장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거대 미국 시장에 내달 국내외 기업 4곳이 저농도 및 고농도 휴미라 시밀러를 동시에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저농도와 고농도 버전은 휴미라의 성분인 아달리무맙을 0.8㎖당 각각 40㎎과 80㎎씩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에 출시될 휴미라 시밀러 제품은 △코히러스의 ‘유심리’ △산도스의 ‘하이리모즈’ △삼성에피스의 ‘하드리마’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등 4종이다. 여기에 지난 2월 미국 암젠이 출시한 저농도 버전의 ‘암제비타’까지 포함하면 총 5종의 휴미라 시밀러가 내달부터 오리지널의 시장 쪼개기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코히러스에 따르면 2003년 미국에서 휴미라의 연간 처방 비용은 1만3572달러였지만, 현재는 약 5배 가량 높아진 9만 달러다. 이에 회사 측은 연간 1만 3000달러로 유심리를 공급하겠다고 공표했다. 휴미라 시밀러 개발사가 내놓은 가격 중 최저가다.
하지만 이 같은 저가 정책이 실제 미국 시장 경쟁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먼저 나온 저농도 암제비타가 오리지널 대비 55%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됐지만 처방 건수가 미미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암젠에 따르면 암제비타의 지난 1분기 미국 내 매출은 5100만 달러(한화 약 660억원)였다. 시밀러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암제비타가 공개한 매출은 초도물량으로 깔아두기 위해 발생한 것이고 사실상 출시 직후 실제로 처방된 건수는 300~400건이었다. 5~6월 들어 조금 늘어난 약 500~600건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사실상 암제비타가 초기 시장 진입에 실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히러스나 암젠이 도소매상 공급가를 크게 낮췄다. 이 가격은 마케팅비부터 인건비, 리베이트비 등을 두루 포함한다”며 “‘리베이트’ 거래가 유일하게 합법인 미국에서 도소매 공급가를 낮추면 사실상 리베이트비가 끼어들 여지가 좁아진다. 영업 시 경쟁력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고 단언했다. 이어 “리베이트가 미치지 않는 매우 작은 시장을 노리는 것인지 이들의 전략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에피스의 하드리마의 경우 미국과 유럽 판매를 각각 오가논과 바이오젠이 나눠서 담당할 계획이다. 삼성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내 오리지널인 휴미라의 가격도 초창기보다 내려갔고 그에 따라 시밀러들의 가격도 계속 조정되고 있다. 또 EU 국가별로 입찰 상황이 달라져, 가격이 유동적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내 하드리마의 가격 전략도 오가논이 주도해 현시점에서 밝힐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국내 휴미라 시밀러 개발사의 해당 품목 매출이 올해 1000억~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지난달 30일 발표한 셀트리온 분석보고서를 통해 ‘유플라이마’의 미국 출시 영향으로 올해 해당 품목 매출이 1151억원, 내년에는 3575억원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석 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자회사인 삼성에피스가 하드리마를 통해 올해 49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며, 2029년경 89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에피스나 셀트리온이 전체 휴미라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고농도 시밀러를 미국에서 처음으로 내놓는 기업에 포함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화이자 등도 연내 관련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사의 초기 시장 흡수 성과에 따라 매출 전망이 좌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