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우리기술"

박태학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 인터뷰..."제작·건설·운영 등 국내기술 100%"
"엔진 핵심부품 개발마쳐...2020년 발사체 발사"
  • 등록 2014-01-26 오전 11:59:59

    수정 2014-01-26 오전 11:59:59

[고흥(전남)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외국기업과 계약해 납품받는 것이 없습니다. 국내 기술 100%입니다”

박태학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 항공우주주연구원 제공
박태학(59)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23일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형발사체(KSLV-2)의 국산화율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나로호(KSLV-1)는 1단엔진은 러시아에서 개발했지만 한국형발사체는 머리에서부터 발끝(1·2·3단엔진)까지 우리가 개발한다”며 “발사체의 건설 및 운영기술 등도 나로호 때 기술을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러시아산 핵심기술의 이용으로 ‘반쪽 성공’이라는 비판을 딛고, 이번에는 100% 우리가 만든 발사체를 쏘아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혔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30년 가량 몸담은 박 단장은 지난 2009~2010년 나로호 발사의 실패를 규명하는 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1년에는 한국형발사체사업단장 공모에 자진 응모해 뽑혔다. 전체 800여명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안에 한국형발사체사업단은 2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실무작업을 총괄하는 박 단장은 올 들어 발사체 추진기관(엔진) 시험설비들이 본격 구축되면서 한층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 단장은 “전체 사업비인 1조9572억원에서 (설계 등을 맡는) 항우연이 쓰는 금액은 20%이며 나머지 80%는 국내 산업체로 나간다”고 말했다. 한국형발사체 사업에는 현재 삼성테크윈(012450)과 한화테크엠, 현대로템(064350) 등 국내 부품업체와 조립업체 등 20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일부는 해외기업에서 기술협력을 받기는 하지만, 정식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발사체 발사장 건설도 나로호 때 기술을 활용해 만들 계획이다.

독자적 발사체 개발은 항우연과 국내 기업들의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 덕분에 가능하다. 또 2차례 실패를 겪은 나로호 발사경험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박 단장의 설명이다. 우주개발 사업이 단기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한 이유다.

그는 “기술확보에서도 엔진이 메인”이라며 “터보펌프와 연소기, 가스발생기 등 엔진 핵심부품들은 이미 개발에 성공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부품들의 시험을 끝내고 내년에는 부품들을 결합한 엔진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2017년 75톤 엔진 탑재 발사체의 시험발사와 2020년 최종 발사를 위한 순조로운 출발단계다.

박 단장은 최근 들어온 사업단원 중에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 연구원직을 포기하고 온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한국의 독자 발사체를 만드는 역사적 사업에 참여하고 싶어 적지않은 나이에 높은 연봉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것이다. 박 단장은 이들을 “어릴 적 꿈인 우주 개발에 ‘가슴이 뛰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예순에 가까운 박 단장 역시 우주개발에 가슴이 뛰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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