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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kg 거구여서 2루까지 뛰지도 못하는 한 타자가 타구를 치고 2루까지 달려가다 넘어집니다. 아웃당하지 않으려고 기어서 1루로 돌아오려는 그를 보며 모두가 웃습니다. 알고 보니 그의 타구는 펜스를 넘어갔기 때문이죠.
홈런을 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라운드를 뛰는 그를 보면서 빌리는 흐뭇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어떻게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How can you not get romantic about baseball?)”
슈퍼스타 놓친 오클랜드, 20연승 신화 쓰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머니볼’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판도를 바꾼 오클랜드 구단의 역사적인 2002년 한해를 다뤘습니다. 실화를 다룬 영화로 빌리를 비롯해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이 실존 인물입니다.
당시 재정난을 겪던 오클랜드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제이슨 지암비, 조니 데이먼, 제이슨 이스링하우젠 같은 유명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고민에 빠집니다.
구단주는 빌리에게 “우린 가난한 구단이고 자넨 가난한 단장”이라며 적당히 가격에 맞춰 선수를 뽑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자고 다독입니다. 750만달러로 합의했던 조니 데이먼이 775만달러를 부른 보스턴으로 간다고 하지만 잡을 수도 없습니다. 그가 제시한 800만달러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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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물 취급을 받지만 타율보다 출루율이 1할 높은 포수 스콧 해티버그(크리스 프랫), 뉴욕 양키스에서 강타자로 활약하던 베테랑 타자 데이비드 저스티스(스티븐 비숍) 등을 데려온 빌리는 주변의 반대를 이겨내고 20연승 이라는 신화를 써냅니다.
요즘에는 스포츠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들 볼 수 있는 감동 스토리이긴 합니다. 다만 야구 경기 자체를 극적으로 연출하기보다는(물론 20연승에서 대타 끝내기 홈런이라는 극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야구장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묘사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를 연출한 베넷 밀러 감독은 2011년 머니볼 이후 2014년 레슬링을 다룬 ‘폭스캐쳐’를 연출하면서 스포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야구뿐 아니라 어디서도 통용되는 ‘머니볼’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기록에 의존하는 ‘데이터 야구’는 점점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과거 타자는 홈런·타점·타율, 투수는 승수·방어율·탈삼진 등이 최고 덕목이었다면 이제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등은 물론 OPS(출루율+장타율),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인플레이타구비율(BABIP), 땅볼/뜬공 비율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투수와 타자가 대결할 때도 이러한 수많은 기록들이 쌓여 공략법을 들고 나와 상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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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상대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고객 취향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빅데이터 분야에 공을 들이는 상황입니다.
보험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건강 상태나 생활 습관, 퇴직연금 등 다양한 수요를 맞춰 적절한 상품을 내놔야 하죠. 카드는 각 회사마다 빅데이터 센터를 설치해놓고 소비 행태 등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은행의 경우 금융 상품 판매는 물론 리스크 관리를 위해 빅데이터 관리가 필수입니다.
최근에는 제주관광공사·통계청·SK텔레콤(017670)이 ‘제주에서 한달 살이’를 체험한 사람들을 통해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어느 연령대의 사람이 언제 제주를 방문해 어디에서 묵고 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었는지 알아내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결국 ‘데이터의 힘’입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오늘 4월 1일은 마침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날입니다. 지난 WBC에서 아쉬움도 있었겠지만 응원하는 팀들을 지켜보며 응원하면서 다시 야구의 참 재미를 느끼길 바랍니다. 우리가 어떻게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영화 평점 4.0점, 경제 평점 3.5점(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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