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만5000가구 전세난민 쏟아진다

올해 강남4구 전세대란 '비상'
재건축 이주 2만 가구 달할 듯
신규 입주 물량은 턱없이 부족
인근 전셋값 벌써부터 '들썩'
  • 등록 2017-04-13 오전 5:30:00

    수정 2017-04-13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재건축 이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간혹 전세 급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순식간에 계약돼 사라지네요. 원하는 평형대와 가격에 맞는 매물을 찾아서 이사할 날짜보다 최소 석달 전에는 여러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수 대기를 신청해야 그나마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요.”(서울 강동구 둔촌동 H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세시장이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집중될 이주 수요에 비해 입주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대규모 전세난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와 대출 규제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세입자기 늘고 있다는 점도 전세시장 불안 요인이다. 이주 물량이 한꺼번에 쏠리지 않도록 서울시 차원에서 재건축 단지별로 관리처분계획(일반분양계획)인가 및 이주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1만9626가구가 이삿짐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재건축 이주 수요로, 올해 하반기에 몰려 있다.

강남권에서 최대 규모의 이주 물량이 쏟아질 단지는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로 당장 오는 6~7월께 이주에 나설 예정이다. 이 때문에 주변 아파트 전세시장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둔촌주공 4단지와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둔촌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84㎡형 전셋값은 5억5000만~5억6000만원 선으로 이달 들어 2000만원 넘게 올랐다. 인근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미리 전세 물량을 알아보려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며 “수요에 비해 전세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말했다.

강남구에서는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는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와 개포주공4단지(2840가구)가 하반기부터 이주와 함께 멸실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1074가구),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888가구), 강동구 길동 신동아 1·2차(972가구) 등도 연내 이주를 앞두고 있다.

반면 올해 강남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4691가구에 불과하다. 재건축 이주 물량을 감안하면 수치상으로 1만5000여 가구가 강남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재건축 이주민 중 상당수는 자녀 교육과 직장 등의 문제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기를 꺼려 강남권 내 한정된 전세 물건을 놓고 전세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재건축 단지 인근 아파트 뿐만 아니라 연립·다세대주택 등으로 전셋값 상승이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건축 이주 수요가 한번에 몰리지 않도록 서울시 차원에서 관리처분인가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현재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재건축 단지의 관리처분인가 및 이주시기를 조정 중인데 올해 하반기처럼 재건축 이주 쏠림이 가시화되지 않도록 인기 시기를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재건축 조합 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적절한 인가 시점 배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주 및 철거가 임박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세입자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주변 전·월세시장 상황 등을 점검한 뒤 이주 시기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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