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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6·13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부동산 개발 공약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국내 최대 광역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의 상황을 보면 뉴타운을 비롯해 각종 개발 공약이 난무했던 과거 선거와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현안이 재개발보다는 도시재생이고 정부 여당 정책 방향에 맞춰 주거 복지 쪽에 방점을 더 찍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6·13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박원순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과반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많다. 3일 기준 코리아리서치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48.3%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6.5%),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9.3%) 등 둘을 합친 지지율의 두 배에 가깝다.
그러나 1위 후보와 나머지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황이라 공약보다는 정치공학적인 이슈로 야권 두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냐에 촉각이 쏠려 있는 형국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박 시장 캠프가 용산 개발 등 민감한 이슈는 선거 이후로 미루고 있는 느낌”이라며 “주택 정책보다는 오히려 ‘미세먼지’나 ‘과잉복지’ 프레임으로 야권 후보들이 공격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현 서울시 부동산 정책 프레임이 개발보다는 재생, 주거복지 쪽으로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는 ‘집’ 문제가 화두에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극심한 저성장 국면으로 가고 있어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내실을 기해야 할 때이고 개발사업에 의존해서 지역 발전을 꾀하는 것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후보 간 지지율이 박빙이거나 하면 ‘민감한’ 부동산 문제로 불이 붙을 수 있는데 지지율 격차가 크다 보니 그런 이슈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