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망자 81%가 총상…사망자 중 73%는 미성년자

5·18진상규명위, 작년 말 4년 간 활동 마무리 후
2월 29일 ‘개별조사결과보고서’ 공개
1995년 검찰수사 이후 83명 사망 경위 새로 나와
  • 등록 2024-03-02 오전 10:17:14

    수정 2024-03-02 오전 10:17:1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1980년 5·18 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사망 166명, 행방불명 179명, 부상 2617명 등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다시 나왔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진상규명 불능사유와 소수의견 등이 담긴 ‘개별조사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위는 1980년 5월 18일에서 27일까지 광주와 그 인근 지역의 사망 사건을 166건의 개별 사건으로 각각 분석해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이 사망자를 트럭에 운반하고 있다(사진=광주광역시)
민간인 사망은 1980년 5월 31일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144명 이후 1988년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를 거쳐 1995년 검찰의 12·12 군사반란 및 5·18 관련 사건 수사를 통해 166명으로 공식화됐다.

1995년 검찰 기록과 비교하면 83명의 사망 경위가 새롭게 규명됐다. 사인은 총상이 135명으로 81.3%에 달했다. 구타 등 둔력에 의한 사망 17명, 차량에 의한 사망 12명 등이 뒤를 이었다.

5월 19일 최초의 총상 사망자 등 다수가 계엄군의 M16 총격에 의해 숨졌으나, 카빈총에 의한 사망으로 바뀐 사실이 규명됐다.

날짜별 사망자는 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이 40.4%(67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장소는 계엄군이 집중적으로 배치된 전남도청과 금남로 37.3%(62명),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던 주남마을(12.7%) 및 송암동(12%) 등 순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는 20대 38.6%(64명), 10대 34.9%(58명) 등으로 전체 사망자의 73.5%가 미성년자와 청년층에 집중됐다. 저항 능력이 없거나 시위와 무관한 다수 민간인이 계엄군의 진압에 의해 사망한 것이다.

조사위는 5·18 행방불명자의 규모를 피해보상 등 기존의 절차에서 인정된 76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79명으로 확정했다.

계엄군 등 공권력에 의한 상해와 후유증, 상이 후 사망 등 부상자 규모는 2617명으로 분석됐다.

부상자는 계엄군의 잔혹한 폭력을 목격한 시민이 분노하면서 항쟁으로 5월 18일 가장 많이 발생했다. 5월 18일 하루 동안 전체 부상자의 18%에 달하는 442명이 다쳤으며 20일까지 사흘간 발생한 부상자는 전체의 약 50%(1227명)를 차지했다.

특히 전체 부상자 가운데 14%에 달하는 337명은 총상을 입었다. 대검 등 도검류에 의한 자상 피해 사례도 상당수 확인됐다.

부상자에는 여성 165명, 13세 이하 어린이 32명, 60세 이상 노인 11명 등도 포함됐다.

조사위는 지난해 12월 26일 공식 조사 활동을 마무리했다. 2019년 12월 27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조사위가 출범한 지 4년 만이다.

조사위는 이달 31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대국민 권고 사항이 담긴 최종보고서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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