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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외환 딜러·연구원 등 국내 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100원 후반대에서 얼마나 더 상승할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생각보다 크고 코로나19 상황도 쉽게 잦아들 것 같지 않은 만큼 외환 당국 개입으로 국내 수급 이슈를 잡지 않는다면 1180원대까지는 환율 연고점을 높여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국내 수출도 견조한 만큼 네고(달러 매도) 등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막을 것이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69.50원까지 올라 1170원을 눈앞에 두고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9일(장중 1171.20원) 이후 11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주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 확대에 따른 역내외 롱(달러 매수) 플레이 등 국내 수급 이슈가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9~13일 코스피시장에서만 7조원 이상을 매도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에는 2조7000억원 가량 내다 팔면서 5거래일 연속 매도 규모도 키웠다.
다만 지난해 1200원까지 급등하던 수준으로는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작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장기전으로 가긴 어렵기 때문에 9월 이후부터는 다시 환율 오름세가 안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어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수급에 따라 10원~20원 정도는 더 상단을 열어 둘 수는 있으나 국내 수출이 아직까지는 견조한 만큼 환율이 크게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27억 달러(약 14조653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4%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매도세도 장기화 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 1월 이후 2021년 7월까지 19개월간 외국인의 월간 주식 순매수는 여섯 차례에 그쳤고, 반도체 주가는 슈퍼 사이클 종료를 이미 반영하고 있으며 이미 소외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해 환율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11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하다 월말로 가면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