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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올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대비 70% 이상 하락하는 등 암호화폐시장 약세장이 지속되고 취약해진 투자심리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가파르게 불어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투기세력과 흔히 `고래(whale)`로 불리는 큰손들이 시세를 조작하면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한편 시장에 대한 비관론까지 높이고 있다.
이렇다보니 단순하게 암호화폐를 사서 이익을 낸 뒤 이를 되파는 방식 대신에 현물과 선물간, 암호화폐 거래소간, 거래 통화간 시세 차이과 공매도 등을 이용해 자동적으로 매매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시스템, 이른바 `봇(Bot)` 트레이딩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시장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거래되는 시장 특성상 이같은 봇 거래의 활용도는 주식에 비해 훨씬 더 커질 수 있으로 기대된다.
5년간 검증받은 코봇 `봇`, 블록체인化…개인맞춤형 제작·판매 가능
이미 해외에서도 봇 거래가 일반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분야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업체인 코봇랩스(KorbotLabs)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같은 암호화폐 자동거래 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분산화 어플리케이션(디앱·dApp)을 제공한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 공동 창업주였던 왕건일 대표가 이미 지난 2014년 설립해 암호화폐 알고리즘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 서비스해온 코봇컴퍼니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탈바꿈시킨 업체인 코봇랩스는 이를 통해 기관투자가나 큰손들의 전유물이던 봇 시스템의 대중화에 앞장 서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웨일슬레이어는 지난 5년간 시장 데이터를 아마존웹서비스(AWS) 머신러닝으로 학습하면서 긴 시간동안 시장내 검증을 거쳐 만들어진 자동거래 봇이다. 다양한 봇 제품을 가지고 있지만 현물과 선물, 국내외 거래소간 시세 차이를 이용해 무위험 수익을 노리는 차익거래 봇이 코봇랩스의 대표 상품이다. 이렇게 차익거래 기회를 찾아내 자동화된 거래로 수익을 일으키는 과정이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해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은 봇 사용자들이 지불하는 성과보수 명목의 수수료 징수를 자동화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 코봇컴퍼니 시절에는 봇으로 수익을 낸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이체하도록 하는 비효율적인 징수 방식으로 사용했다. 이제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활용해 수수료 지급을 자동화했다. 거래내역도 암호화된 방식으로 저장해 고객들이 안심하게 봇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함정수 코봇랩스 대표는 “이를 통해 당초 10여명의 고객들만 사용하던 기업간(B2B) 모델이던 웨일슬레이어를 기업과 개인간(B2C)로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KBOT 인센티브 구축, 연말까지 100억 리버스ICO…펀딩후 글로벌 진출
이런 방식으로 작동되는 코봇 플랫폼에서 토큰 이코노미를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 역할은 케이봇(KBOT) 토큰이 담당한다. KBOT은 봇 개발자와 유저들이 맞물려 돌아가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만든다. 봇을 써보고 리뷰를 남기거나 자신만의 개발 툴이나 알고리즘을 공유한 유저들은 KBOT으로 보상을 받고 개발자는 KBOT으로 자신의 봇을 홍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코봇랩스는 리버스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하고 있다. 일단 지난 6일 홍콩법인 설립을 마치고 12월말까지 두 달여간 프라이빗 세일과 프리 세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무적인 것은 이미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오케이엑스가 투자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4만4000이더(ETH) 정도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현 이더리움 시세로 100억원 안팎이다. 함 대표는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리버스ICO다보니 무리하게 하드캡을 다 채우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퍼블릭 세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케이엑스가 투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KBOT은 오케이엑스 거래소에 첫 상장을 계획하고 있고 그외 국내외 복수의 유력 거래소들과도 상장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금조달 이후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한 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일단 봇 서비스 자체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기술 습득력이 빠른 한국시장에서 충분히 어필하는 모습을 확인한 뒤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최근 가장 거래가 활발한 코인제스트에 11월중 봇을 납품하기로 확정했고 여타 거래소들과도 봇 판매를 협의하고 있다. 아울러 코봇랩스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암호화폐 투자전문 헤지펀드나 봇을 개발하는 해외 업체들에게 웨일슬레이어를 판매하고자 한다. 특히 중국을 최우선 공략시장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