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숏의 위기일까]공매도 분노 동학개미, 알고보면 숏 사랑?

[과연 숏은 위기일까]
개인 올해 '곱버스' 3940억원치 순매수
“공매도 유사 원리, 개인 헤지 수요"
‘곱버스’ 구조상 장기투자 불리 ‘주의’
  • 등록 2021-02-10 오전 12:12:00

    수정 2021-02-10 오전 12:12: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게임스톱(게임스탑·GME) 사태로 숏(공매도) 편에 있는 헤지펀드 대 롱(매수) 편에 있는 개인투자자의 대립구도가 부각됐지만 숏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욕구도 상당하다. 국내에서도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분노 표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편에선 공매도와 마찬가지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사들여 눈길을 끈다.

출처=마켓포인트
개인 투자자의 방향성 투자 수단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나 최근 인버스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데 증권가는 주목한다. 다만 ‘곱버스’(인버스2X)는 하루 등락률을 쫓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4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3940억원치 순매수해 개인 순매수 순위 13위에 올랐다. ETF로는 4080억원을 사들인 ‘TIGER KRX2차전지K-뉴딜’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이다. 장기 투자가 불리한 상품의 특성을 고려해 사고 판 거래대금으로 살펴보면 23조6446억원에 달한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 200 선물지수의 일별수익률을 음의 2배수로 추적한다. 즉 기초지수가 연속 하락할 때 수익률이 극대화된다. 현재 지수가 밸류에이션 부담이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줬던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이기도 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해당 ETF를 3조5862억원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일평균은 순매수 대금은 144억6058만원치였으나 올해(1월4일~2월9일) 일 평균은 145억3035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 연말 이후 증시가 급등한 데 대한 경계 심리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현재 제도 하에선 공매도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가격 발견이란 순기능 측면에선 개인 투자자도 헤지(위험회피) 수단을 필요로 한다고 해석한다.

다만 지난해 연말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사들여 지금까지 쥐고 있다면 손실이 발생했다. 이날 2125원으로 마감해 지난 12월30일 종가와 비교하면 15.34% 하락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200 선물지수는 7.18% 상승했다. 레버리지나 인버스2X처럼 2배수로 추종하는 파생 상품은 하루 등락률을 쫓기 때문에 기초지수가 상승 혹은 하락 등 한 방향으로만 움직여야 수익률을 극대화된다. 일정 기간의 누적수익률에 대해서는 -2배수로 연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장기투자는 지양해야 하는 상품으로 꼽힌다.

그나마 인버스 ETF 운용자산(AUM) 증가세는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생형 ETF는 코스피 3000포인트 안착에도 여전히 인버스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 간 AUM(운용자산) 격차는 한때 1조9000억원까지 벌어졌지만 최근 1조1000억원까지 축소돼 투신의 코스피200 선물 순매도도 동반 둔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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