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 '포켓몬 대신 귀신'…난 게임하러 여행간다

성공사례탐방 34 '엔큐브'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귀신숨소리' 개발
AR·VR 관광산업 연계 시너지 효과
올해 전년대비 300% 매출성장
"ICT 관광산업 핵심 기술 될 것
도심 속 테마파크 만드는 게 꿈"
  • 등록 2016-12-23 오전 6:11:00

    수정 2016-12-23 오전 6:11:00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엔큐브가 자체 개발 중인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귀신숨소리’ 캐릭터.(사진=엔큐브).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관광산업이 우리나라를 경제를 이끄는 선도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세계관광시장 규모는 7조 6000억달러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8%를 차지했고 1억 500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3.8%씩 성장해 2024년에는 세계 GDP의 10.5%와 고용의 10.7%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국가 전략산업으로 관광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도 그 일환이다. 2011년부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공모전의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 4년간 총 260건의 창조관광사업을 발굴, 그중 170개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했다. 또 501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데일리가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실 속 세계가 게임이 되다

올여름 가장 뜨거웠던 관심사였던 ‘포켓몬 고’. 미국의 나이언틱랩스가 개발한 모바일용 게임이다. 인기 비결은 현실감이다. 실제 거리에서 몬스터를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었다. 증강현실(AR)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새로운 기술이 관광과 만나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이후 정보통신기술이나 게임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엔큐브가 자체 개발 중인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귀신숨소리’의 스크린샷(사진=엔큐브).
이 빠르게 관광산업과 접목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관광벤처기업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 등 위치기반형 게임을 관광콘텐츠에 접목한 회사다. 대전 유성구 유성캠퍼스타워에 둥지를 튼 ‘엔큐브’다. 올해 열린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예비창조기업으로 선정됐다.

조은식(34) 엔큐브 대표는 “우리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고 전제한 뒤 “플레이어(게이머)를 모니터 속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로 끌어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를 위해 게임의 무대를 가상이 아닌 현실로 옮겨와야 한다”면서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증강현실이나 위치기반서비스 등의 정보통신기술과 플레이어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현실 속 세계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엔큐브가 한창 개발 중인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귀신숨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박준환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팀장은 “세계가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인공지능(AI)나 증강현실 등의 정보통신기술이 이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엔큐브는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 탄탄한 기술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전통적인 관광산업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은식(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엔큐브 직원들.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귀신숨소리’

조 대표는 정보통신기술이 관광산업의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실제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원래의 사물처럼 보이게 하는 컴퓨터그래픽기술”이라면서 “후방주차 카메라 등 이미 증강현실 기술이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관광지에 활용하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안내기능을 제공하는 관광정보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상용화한 지 오래”라며 “여행지에서 스마트폰으로 맛집이나 관광명소를 알려주는 서비스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큐브가 ‘귀신숨소리’를 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귀신숨소리는 증강현실과 위치기반서비스를 접목한 게임. 여기에 여행이란 콘텐츠를 적용했다. 게임스토리는 간단하다. 일단 장르는 호러(공포물)다. 어느 마을에 요괴와 악귀가 나타나 마을사람에게 저주를 내렸는데 그 저주를 풀기 위해선 ‘황철의 부적’이 필요하다. 플레이어는 이 부적을 모바일기기로 찾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방식에 따라 특정장소에서 퀴즈를 풀고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말 그대로 현실세계가 게임 속 무대인 셈이다. “이같은 게임이나 기술을 드라마세트장이나 골목길 등 흔히 볼 수 있는 주변 관광지에 접목한다면 다양한 여행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

최근 엔큐브는 한국관광공사의 의뢰를 받아 ‘도전 한류마스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K스타일허브 내부 전시물을 소개하는 체험형 증강현실 게임이다. 조 대표는 “이전까지 관람객이 단순 관람객에 불과했다면 ‘도전 한류마스터’는 관람객을 적극적인 참여자로 끌어들여 K스타일허브에 대한 이해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 기반 도심형 테마파크 건설이 목표”

조은식 엔큐브 대표
조 대표의 꿈은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도심형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인 테마파크는 놀이기구 등 인프라 개발과 조성에 엄청난 재화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인공지능·증강현실·가상현실 등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테마파크는 비용이나 시간, 공간의 제약이 줄어들기 때문에 어디든지 들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의 상징이던 엑스포공원이 폐장되는 것을 본 후에 생긴 꿈이다. 조 대표는 “엑스포공원은 어린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지만 그동안 방치되다시피 해 활용가치가 없어졌다”면서 “그 과정을 눈으로 보면서 낡고 버려진 곳에도 새로운 활력을 주는 뭔가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 스크린골프의 대표 기업인 골프존에서 배운 경험도 꿈을 키웠다. 골프존은 골프란 스포츠에 가상현실 게임을 접목해 성공했다. 기존 골프장을 스크린 속에 그대로 옮겨놓아 누구나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재직 당시 조 대표는 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해 배웠다. 정보통신기술을 잘 활용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테마파크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조 대표가 엔큐브를 창업한 지 4년차. 어둡고 긴 터널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예비창조기업으로 선정됐고 이어 대전창조혁신센터와 대전테크노파크 등 여러 기관에서 지원사업으로 선발됐다. 매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2013년 5500만원, 2014년 7100만원, 2015년 9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억 5000만원으로 300% 급등했다. 내년의 목표치는 7억원이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월드디즈니 같은 복합레저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조 대표는 다짐이 믿음직스러웠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증강현실 게임 ‘도전 한류마스터’(사진=엔큐브)
최근 대전게임콘텐츠페어에 참가한 ‘엔큐브’ 부스(사진=엔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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