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A공인중개사는 “증권가 불황으로 편의점이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거나 저녁에도 회식을 줄이고 있다”면서 “음식점도 장사가 잘 안되니 권리금을 받지 않고서라도 빨리 처분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요가, 헬스장 등도 문 닫는 곳이 많아졌다. 한진아(31·가명) 씨는 여의도 회사 근처의 요가학원에 등록하면서 3개월치 수강료를 미리 냈다. 선불하면 한 달을 무료로 다닐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요가학원은 한 달 만에 문을 닫았다.
주식시장의 침체는 여의도 상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손님이 넘쳤던 가게들은 파리만 날리고, 서울에서도 가장 낮은 공실률을 자랑하던 오피스빌딩 역시 빈 사무실이 남아돈다.
국제 금융 중심지라는 야심찬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지은 국제금융센터(IFC)마저 텅 비어 있다. 시행사인 AIG코리아부동산개발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오피스빌딩 중 하나인 ‘투(two) IFC’ 입주율이 40%를 간신히 넘었다. 그러나 ‘쓰리(three) IFC’의 입주율은 아직 0%다.
63빌딩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 IBK투자증권 등이 이전하면서 빈 사무실이 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63빌딩의 위치가 주요 기업이 몰려있는 지역과 약간 떨어져있는 데다 여의도와 도심 등에 대체 오피스빌딩이 많이 들어서면서 더 이상 63빌딩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상점들도 고민이 커지긴 마찬가지다. 회식자리가 줄면서 주변 식당 등 상점들은 비상이 걸렸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10여층짜리 빌딩마다 두 세개 층이 비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임대료까지 하락하면서 빌딩 주인들도 울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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