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학자 "7월 이후 美경제 더 깊은 침체속으로"

中거시경제학회 왕젠 "美가계 모기지상환 거부"
"조만간 만기인 파생상품, 금융위기 10배"
  • 등록 2011-05-18 오전 8:04:15

    수정 2011-05-18 오전 8:04:15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일부 경제학자들이 조만간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 중국 경제학자가 미국의 침체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찾아올 것으로 예상해 화제다.

주인공은 도발적 성명으로 유명한 중국 거시경제학회 회장인 경제학자 왕젠(王建)이다. 그는 오는 7월 이후 미국 경제가 지난 2008년에 겪은 것보다 더 극심한 침체를 경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왕젠은 지난 17일 중국증권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인 2009년과 2010년 사이 미국 정부는 위험자산을 동결시켰다"면서 "이 같은 위험자산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표준적인 금융 파생상품의 계약은 5년간 지속되며 2007년에 문제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2002년 7월에 계약된 것"이라며 "이후 2005년과 2007년 사이에 금융 파생상품 계약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왕젠은 아울러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을 예로 들면, 지난 2000년 9200억달러 규모였던 CDS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2004년 6조달러 규모로 커진 뒤 다시 2007년 7월 62조달러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올해와 내년 사이 만기가 돌아오는 파생상품 규모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10배가 넘는다.

왕젠은 또 금융위기 때 집값이 40%나 하락한 것을 경험한 미국인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500만 이상의 미국 가구가 두 달째 대출금을 갚지 않았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 미국 경제의 추가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국의 다른 학자도 미국 경제를 우려했다.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의 천다오푸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문제를 일시적으로 봉합하는 정책을 채택했다"면서 "양적완화 정책은 미국의 미래 경제성장을 좀먹고 있으며, 장래에 더 많은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미국은 국가신용을 상실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거 수년 동안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60% 이상은 미국 기업과 국민들이 샀다. 올해는 신규 발행량의 70%를 미국민들이 사들였으며, 나머지를 중국과 일본, 영국이 샀다.

총 6000만달러 규모의 국채를 정부가 사들이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조치는 다음달 말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 2월 이후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인 중국은 미국 국채의 보유량을 줄이고 있으며, 2위 보유국인 일본은 3월 대지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천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세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균형을 깰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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