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장마가 지고 비가 억수로 오는 날이었다지 아마...
진흙탕 속에서 동네 똥개들 몇 마리가 뭔가를 놓고 대거리로 붙어 싸웠다는데, 빗물에 불은 진흙이 온통 똥개들 털에 엉겨붙어 어느 개가 앞 집 복슬이고, 어느 것이 뒷 동네 누렁인지 모르는 가운데 싸움박질의 시작이 반 정신이 나간 건너집 언년이가 흘린 똥때문인지, 쓰레기 구덩이에서 파낸 뼈다귀 때문인지 알 바 없지만 암튼 서로들 물어 뜯어 피가 튀고 귀가 잘려나가고 앞다리 뒷다리가 서로 엉켜 떼어 놓기도 쉽지 않는 그런 싸움이 되었더라나...
그때 갑자기 동네 한가운데 서있는 아름드리 정자나무가 벼락에 맞아 가운데 둥치가 우지끈 부러지고 한켠에서 억수같은 빗속에서도 불이 붙었다지요. 그래도 그놈의 똥개들은 죽어라고 붙어 물어뜯더래요...
사람들은 너도 나도 뛰쳐나와 정자나무 타는 거 불끄느라고 정신없었지요... 우리 동네 벼락맞았네, 난리가 날 징조가 아닌가벼 하면서 말입니다... 똥개들이야 싸우든 말든, 누가 이기든 지든... 까짓거 나중에 널부러진 놈 주워다가 된장이나 바르면 될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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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기차폭발에 의한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198명이 죽고 1430명이 부상당한... 9.11사태에 이은 거의 두 번째 규모의 큰 테러이자 동일한 배후로 바스크 분리주의자 이외에 알 카에다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 일파만파 상황은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테러로부터의 안전!! 화두가 다시 2년 전의 옛날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우선 국제 석유가격이 들먹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가 어제 84센트가 오르고 오늘 다시 16센트가 올라 33.02달러로 오르고, 미국 경질유도 36.94달러로 오르고 있습니다. 경질유가 9.11직후 37불까지 올랐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미 그 수준에 육박한 셈입니다. 다시 내려가 안정을 되찾아야지 하는 바램이야 한결같지만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전세계적인 원자재 파동과 맞물려 재앙이 될 수 있는 소지는 풍부합니다.
가뜩이나 불안하던 외환시장을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미국경기의 회복징조와 상대적인 영국 무역수지의 악화로 시작된 유로화 및 파운드화의 약세 및 달러화의 강세기조 회복추세가 테러로부터의 안전통화라는 명목을 내세우며 다시 달러의 강세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고금리 통화라는게 이젠 별 악발이 없다는 것이지요. 단물을 다 빼먹은 느낌도 들지요. GBP1.7941, Euro1.2190, Yen110.77
물론 뉴욕시장 아침에 발표된 미국의 2003년도 4분기 경상수지적자폭이 감소했다는 내용(1275.4억불)이 달러에 더욱 힘을 실어주긴 했지만 점증하는 테러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이라는 명제가 이젠 더 강하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미시간대학의 소비자기대지수(consumer sentiment)는 실상 별 영향을 주진 못했지요. 전체적으론 2월의 94.4에서 3월 94.1로 약간 줄었는데 비하여, 현상황에 대한 인식은 호전된데 비하여(103.6에서 105.7), 미래에 대한 기대는 줄었지요(88.5에서 86.6). 오늘이 좋으니 좋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내일에 대한 불안이 늘었으니 나쁘다고 해야 하나...암튼 좋다는 느낌은 안드니 채권가격은 약간 빠지고 있습니다.(10년물 미 정부채 3.7%에서 3.74%) 1월 기업재고 증가율의 둔화(+0.1%)도 역시 긍정적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어제 세게 얻어맞은 증시는 충격에서 벗어나 약간이나마 반등하는 순리를 보이고 있습니다.(DOW 10218.74 +90.36)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얼마전의 밝았던 그런 보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역적자는 여전히 부담스럽고, 국내 소매판매부진으로 보여주는 소비의 침체와 고용확대가 그렇게 가시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적어도 경제성장에의 기대는 절대 낙관금물이란 것이지요.
그래서 벌써부터 1분기 4.5%의 경제성장목표는 과도한 수준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기술적인 변수로 4월의 세금환급분 및 감세로 인한 소비확대기대가 얼만큼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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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마드리드의 폭탄테러가 중요하지 우리나라처럼 지저분한 정치풍토에서 누군가가 탄핵당했다는 것은 별다른 뉴스감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약간의 한국물이 어제 테러와 함께 4-8bp 스프레드가 오르고, 몇몇 기관에서 정신없는 판에 별게 다 걸치적거린다는 식의 멘트가 있었지요. 다만 6월의 북핵회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가 문제라는 것이 있었지요.(별 기대도 안하더라만서도)
누가 누구를 욕하고 누굴 칭찬하겠습니까? 다들 자숙해야지...그러다 다시 다들 한꺼번에 외국놈들한테 된장발릴려고...
(산업은행 런던지점 부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