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나와줘...다 들어줄게" 20대 순직 소방관 추모 행렬

  • 등록 2023-12-03 오전 10:11:05

    수정 2023-12-03 오전 10:39:2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원하는 거 있으면 내 꿈속에서 말해 다 들어줄게. 꼭 와라”

지난 1일 제주에서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임성철(29) 소방장의 친구라고 밝힌 추모객이 온라인 추모관에 남긴 글이다.

고인의 친구는 “계속 너를 부르고 싶다. 너랑 같이 놀고 싶다. 보고 싶고 고생했고 고생했다. 사랑한다”며 글을 맺었다.

남화영 소방청장이 2일 제주시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임성철 소방장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10시 기준 제주도 홈페이지와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마련된 온라인 추모관에는 1만5116명이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당신의 헌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등 추모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임 소방장은 1일 오전 1시 9분께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주택 옆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에 나섰다가 거센 불길에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5년 차 소방대원인 임 소방장은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인근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등 주민을 구하고 진화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한라대학교에서 응급구조를 전공한 임 소방장은 2019년 경남 창원에서 첫 소방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으나 고향 제주로 돌아오기 위해 임용시험을 다시 봐 2021년부터 제주동부소방소 표선119센터에서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제주시 연동 제주소방안전본부 1층 회의실에 마련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시민분향소 (사진=연합뉴스)
제주도는 소방교였던 고인을 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 추서하고 합동분향소를 오는 5일까지 소방안전본부 1층 회의실에 마련해 전 공직자에게 근조 리본을 달도록 하는 등 7일까지 애도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김성중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제주도청 간부 공무원들도 2일 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했다.

제주시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도 동료 소방관들을 비롯한 조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화영 소방청장도 제주를 찾아 사고 현장을 확인한 뒤 빈소를 찾았다.

임 소방장의 영결식은 5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제주도장(葬)으로 엄수된다.

영결식에 앞서 당일 오전 5시 30분 발인 후 고인이 근무했던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와 생가, 화북성당 등을 거칠 예정이며 같은 날 오후 3시경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안장식(봉안식)이 진행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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