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학개미 성공하려면 증권사도 바뀌어야

  • 등록 2020-12-23 오전 4:30:00

    수정 2020-12-23 오전 8:03:40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동학개미운동`이 거세다. 저금리로 인해 거대한 ‘머니무브’가 시작됐단 평가다.

하지만 개인들을 위한 국내 상장사 정보는 많지 않다. 대형증권사들은 여전히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나 돈이 되는 해외주식 관련 분석보고서에 치중한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발간된 보고서 중 72.7%(1만5858개)가 코스피 종목이었고, 27.3%(4332개)만이 코스닥 종목이다. 그나마 보고서가 제시된 코스피 종목은 2개 중 1개가 안 된다(44.9%). 코스닥 종목은 10곳 중 4곳(38.7%)만 보고서가 나온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97포인트(1.62%) 하락한 2733.68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그동안 증권사들이 국내증시 큰 손이던 기관 위주 영업을 이어온 탓이 크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도 기관투자자들이 뽑는다.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한다. 개인투자자 예탁금은 61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다. 올해에만 34조원(123%)에 달하는 뭉칫돈이 들어왔다. 주식활동 계좌수는 3500만개를 돌파했다.

개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폭락 이후 주식 직접투자에 뛰어들어 상당한 차익을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운이 좋았을 뿐 펀더멘털에 대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례도 많다. 수천만원대 수익을 낸 지인 역시 최근 “실적주는 무엇이냐”며 물어 적잖이 당황했다. 이런 ‘주린이’가 적지 않은 만큼 금융투자업계가 개인투자자의 지속적인 자산 형성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장된 기업은 모두 상장 주관사(증권사)가 있다. 이들마저도 수수료를 챙기고 모르쇠로 대응하는 건 사실상 ‘직무유기’다.

그나마 중소형사인 SK증권(001510), 키움증권(039490), 유안타증권(003470) 등이 열심히 종목 발굴에 나서고 있다. 리서치알음에 따르면 이들 중소형 증권사가 분석한 스몰캡, 바이오 종목들 수익률이 상위권에 다수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 해외주식도 필요하다. 대형주도 중요하다.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그렇다. 하지만 지긋지긋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20년`을 벗어나려면 적어도 저평가된 좋은 종목을 적극 발굴하려는 금투업계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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