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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인천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김성래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ITCC(Interior&TCC) 본부 부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의미와 강점’을 묻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월 출시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은 지난 4~5월을 끝으로 판매량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 3037대를 판매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북미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와 내수와 수출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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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는 ‘공간성’이다. 개발 단계부터 설계까지 연구원들은 소형 SUV인데도, 차급을 허무는 차량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넓은 차급을 자랑하고 있지만,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ITCC 본부 소속 연구원들은 트레일블레이저의 매력을 실내 곳곳을 가득히 메운 ‘공간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부장은 “소형 SUV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한국지엠의 의지를 담아 만든 차량이 트레일블레이저다”며 “기존 쉐보레 차량이 북미 사람들의 관점에서 만들어졌다면,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인에 맞춘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2열 레그룸,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간격 등을 중요시 여기는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한정된 크기 내에서 공간 창출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먼저 2열 레그룸 확장을 위해 1열 시트의 프레임을 지엠 최초로 ‘S’자로 만들었다. 시트 설계를 담당한 조경환 ITCC 차장은 “안전성 고려하면서도 2열에 앉은 사람의 무릎이 불편하지 않도록 ‘S 프레임’을 개발했다”며 “실질적으로 34mm 공간이 늘어난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메리 배라 GM 회장의 극찬을 끌어냈던 것은 센터 콘솔 확장에 따른 수납공간의 극대화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센터 콘솔 중 두 개의 컵홀더 사이에는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를 본 메리 배라 회장이 “드디어 내 폰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차량을 찾았다”고 트레일블레이저에 매우 흡족해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조수석 글러브박스에 스마트폰을 비롯해 작은 물체를 올려둘 수 있는 공간, 1m가량의 깊이를 갖춘 콘솔박스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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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트레일블레이저를 대하는 한국지엠 임직원들의 마음도 각별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당초 한국지엠 부평1공장과 해외 공장 한 곳에서 같이 생산을 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한국지엠 임원들은 지난 2017년 북미에서 열린 DSO(Design Sing OFF) 회의에 참석해 부평1공장과 해외 공장 간 ‘생산 가격 경쟁력’을 비교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펼쳤고, 결국 모든 생산물량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김 부장은 “이 차량 개발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북미에서 하는 걸로 돼 있었다. 이에 반드시 뺏어와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어서, 한국지엠 직원들을 미리 북미로 보내 본사 임원분들을 설득해 결국엔 뺏어왔다”며 “생산 케파 확보를 위해서도 ‘노동력’(Labor Cost)과 ‘인프라 구축’ 비용 등 세심하게 분석해 결국 기존 7만대에서 해외 공장분을 가져와 최종적으로 23만대 수준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공식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달까지 총 4만3000대가량을 북미에 수출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북미 출시가 늦어지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6개월여간 잔뜩 움츠렸던 트레이블레이저는 북미 출시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김 부장은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한국지엠의 기술력을 글로벌 엔지니어들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심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