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고(故)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조문을 위해 북한 아·태평화위 송호경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4명의 조문단이 24일 서울 청운동 정주영 현대그룹 전명예회장 빈소를 방문, 조문했다.
분단이후 북측이 남한측 인사의 사망과 관련, 조문단을 파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조문단은 이날 오후 12시 25분 청운동 자택 앞에 도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보낸 조화를 앞세우고 빈소로 들어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했다.
이들은 북에서 가지고 온 김정일 위원장 명의의 조화를 정 전회장 영정 오른쪽에 설치하고 나란히 선뒤 송 부위원장이 "정주영 선생 영전에 묵도를 드립니다"라고 말하자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이어 조문단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22일 보낸 조전을 다시 낭독한 뒤 상주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에게 전달했다.
"정주영 선생의 유가족들에게"라는 제목의 조전은 "북남 사이의 화해와 협력, 민족 대단결과 통일 애국 사업에 기여한 정주영 선생의 사망에 즈음하여 현대그룹과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라는 내용이다.
조전을 전달받은 정몽구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대단히 감사하다고 전해주십시오"라고 답했다.
송 부위원장 등 조문단은 정몽구 회장의 안내로 2층으로 올라가 정 전회장 방을 둘러본뒤 방명록에 "고 정주영선생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아태평화위원회 송호경 부위원장"이라고 쓴 후 유족들 모두와 환담했다.
송 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께서는 정주영 선생은 살아생전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면서 정 선생을 만났을 때를 생각하며 유가족들이 고인의 사업을 힘써 이룩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송 부위원장은 또 "정주영 선생 만큼 김정일 장군님과 각별한 (남한) 사람도 없었다"며 "정 선생은 남쪽에서 대기업 창업주로서 유일하게 한번 마음 먹으면 결단성 있게 모든 일을 잘 하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북측 조문단은 30분간 빈소에 머문뒤 낮 12시 55분께 유족들에게 인사하고 오찬이 마련되어 있는 신라호텔로 향했다. 이들 조문단은 신라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김포공항으로 이동, 오후 5시께 서울-평양간 직항로를 이용, 타고온 고려항공편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조문단은 송 부위원장, 강종훈 서기장, 리재성 참사, 리명일 참사 등 4명이다.
조문단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서해안 직항로를 통해 한시간후인 오전 11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공항 귀빈실에 잠시 머문 뒤 현대측이 제공한 에쿠스 차량을 이용, 서울 청운동 빈소로 향했다.
송 부위원장은 공항 도착직후 "이번 조문단 방문은 오직 김정일 장군의 애도의 뜻을 전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며 다른 목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