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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남동구 주민과 청년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마을공간이너프이다.
이 업체는 2018월 1월 김명철(34) 시인이 식음료점 ‘이너프’(enough)로 창업한 것을 송경진(28·여) 대표가 인수해 지난해 7월 마을공간이너프로 회사명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 이너프는 남동구 구월동 대한예수교장로회 포도나무교회 건물 1층을 빌려 식음료를 팔다가 송 대표 취임 뒤 청년·주민 교육, 마을공동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이너프 사무실은 교회 건물 2층에 있다.
송 대표는 교회로부터 건물 2~3층(연면적 250㎡)을 무상 임차해 교육공간, 세미나 장소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2층은 사무실과 라운지로 구성됐고 3층에는 소규모 회의실 2개와 춤 연습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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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공간기획단, 방구석 트래블러는 각각 만수꿈말교육공동체와 인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행했다. 청소년공간기획단은 9월부터 송 대표와 청소년지도사가 고등학생 8명을 대상으로 공간기획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기획단 활동을 촬영한 영상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열리는 만수꿈말 축제에서 상영된다.
방구석 트래블러는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하는 청년들이 8월부터 이달 초까지 주 1회씩 모여 각자 방문했던 여행지를 소개하고 여행정보를 공유하는 활동으로 이뤄졌다. 송 대표와 김예림(27·여)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 이끌었다. 여기서 나온 이야기들은 곧 책으로 묶어 발간한다. 참가자들이 각 여행지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해 다음 달 여행영상상영회도 개최한다.
구월동 모래내시장 상인들이 촬영한 마을사진 전시회도 다음 달 열린다. 모래내시장 고객쉼터와 이너프 라운지에서 각 20여점의 사진을 전시한다.
송경진 대표는 “올해는 인천문화재단 등의 지원을 받으며 교육사업 등을 했다”며 “대부분 인건비성 지원을 받아 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는 예술인 커뮤니티를 운영할 것이다”며 “이너프에서 예술인과 청년, 주민들이 만나 문화·예술 활동을 공유하고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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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2016년 서경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박물관에서 전시·기획 등의 일을 했다. 그는 문화·예술 커뮤니티에서 김명철 전 대표를 만난 인연으로 2018년부터 이너프에서 기획자 활동을 시작했다.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문화·예술이 좋아 이너프에 열정을 쏟고 있다.
송 대표는 “올 한 해 엄청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바쁘게 지냈다. 힘든 점이 있었지만 기획·전시 일을 하면서 행복이 더 커졌다”며 “인천은 문화·예술 공간이 부족하다. 이너프가 그런 점을 채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과제로 예술가들의 안정적인 삶과 지속적인 창작을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변의 많은 예술인들이 적은 돈을 받으며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며 “인천을 문화·예술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예술가들을 돕고 싶다. 주민들도 함께해 마을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