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 `그리스`..유럽위기 재발하나

각종 설(說)에 등급강등 직격탄
민영화 난항..채무재조정 등 가능성 여전
  • 등록 2011-05-10 오전 11:41:30

    수정 2011-05-10 오전 11:41:30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유럽 구제금융 첫 타자인 그리스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며 유럽 재정위기 불씨가 다시 지펴질지 우려되고 있다. 채무 재조정과 유로존 탈퇴설에 시달린 그리스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등급 강등 소식과 경고가 뒤범벅되며 재차 궁지에 몰렸다.

그리스와 유럽 주요국들은 그리스의 위기 재발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민영화 작업과 부진한 경제 상황에 유럽 전반의 불안심리까지 더해져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 난무하는 설에 S&P 등급 강등 직격탄

일찌감치 유럽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는 최근까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난달 말 채무재조성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진데 이어 지난 주말엔 유로존 탈퇴설이 흘러나왔고 불과 이틀 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이번 등급 강등으로 그리스는 유럽 내에서는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벨로루시와 나란히 한 등급이 됐다. 특히 S&P의 등급강등에는 그리스가 부채 만기를 연장할 것이라는 또 다른 설이 작용했다. 여기에 무디스 역시 그리스 신용등급을 수단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우려를 더하고 있다.

◇ 더딘 민영화 작업 등 난항 지속

그리스 정부는 새로운 사실에 근거해 등급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그리스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될대로 증폭된 상태다. 유럽 국가들까지 나서 모두 설(說)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시장이나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리스의 경우 고강도의 긴축에 나서면서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다 구제금융 상환 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민영화 작업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조나단 렘코 뱅가드 애널리스트는 "긴축도 좋지만 그리스가 필요한 것은 투자와 성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민영화를 추진 중인 철도나 발전소, 공항, 복권사업 등의 경우 일부는 상당히 양질의 자산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노조의 반발과 야당의 반대에 시달리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적절한 원매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 부딪혔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리스 정부는 민영화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500억유로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를 너무 낙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 만기연장·채무재조정 배제 안 해

이에 따라 S&P가 언급한 부채만기 연장은 물론 채무재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등급경고를 한 무디스는 "그리스의 2010년 부채가 상향 조정된 점을 거론하면서 "그리스가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채무를 조정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존 고위 재무관계자는 실제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최근 룩셈부르크 회의에서 부채 만기 연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그리스가 내년에 300억유로에 가까운 추가 대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도 "그리스가 경제개혁과 막대한 부채 축소를 동반한다면 만기 연장이 그리스의 부채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유럽위기 새 장 열 수도

이미 포르투갈 등 또다른 유럽 재정취약국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미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가 재차 위기에 놓일 경우 유럽은 다시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WSJ는 "그리스의 재무적인 회복 능력에 대한 확신이 후퇴할 경우 유럽위기의 새로운 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물론 재정취약국들의 금리는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그리스보다 경제 규모가 큰 스페인도 10년물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2.2%포인트까지 확대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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