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늘 서울·부산시장 공천 당원투표 결과 발표

이번주 당무위 등 당헌 개정 절차 밟을 듯
총선 때도 전당원투표 후 비례정당 창당
與 내부 "매도 빨리 맞는 것이 낫다"
  • 등록 2020-11-02 오전 6:00:00

    수정 2020-11-0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일 당헌을 바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할지를 묻는 전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당원들이 보궐선거 공천 반대 입장을 택할 가능성은 낮아, 민주당은 이번 주 내로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헌 개정 절차를 밟고 경선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전북 부안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수)
민주당은 지난 주말(10월 31일·11월 1일) 양일간 당원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방식으로 전당원투표를 진행했다. 참여 대상은 8·29 전당대회 기준 권리당원과 대의원이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문재인 대표가 이끌던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시절에 만들어졌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모두 민주당 소속이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치러지게 되는 만큼 민주당이 현행 당헌에 따른다면 후보를 공천할 수 없다. 민주당은 해당 당헌 규정을 삭제하지는 않고, ‘단,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방안을 전당원 찬반 투표에 부쳤다.

야당뿐 아니라 범여권에서도 입맛에 맞게 당헌을 뜯어고친다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책임정치’라고 주장했다.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유권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논리다.

민주당은 내년 보궐선거가 2022년 대통령 선거에 불과 1년 앞서 치러지는데다 ‘선출직 넘버 2’ 라고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가 포함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박 전 시장이 사망했을 당시부터 민주당에선 ‘후보를 안 낼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비판 여론에 대해 “매도 빨리 맞는 것이 낫다. 정당이 후보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형식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상황에 맞게 말을 바꾼다는 비판 여론이 높을 때마다 전당원투표를 동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앞장선 민주당은 지난 4·15 총선 과정에서 야당의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하다가 전당원투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었다. 지난 3월 당시 권리당원 약 79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당원투표에서 ‘민주진보개혁 진영의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74.1%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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