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농산물펀드 수익률 12%…지금 들어가도 될까

3개월 수익률 11.98%, 245억원 유입
기후 영향…“라니냐 내년까지 전망”
콩 ETF 52주 최고가…옥수수도 바짝
  • 등록 2020-10-14 오전 2:00:00

    수정 2020-10-14 오전 2:0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전세계적인 이상기후가 농산물 공급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농산물 펀드가 수익률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 국립 해양 대기청(NOAA)이 발표한 라니냐 현상이 대표적이다. 적도 근처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면 생기는 이상현상을 말한다. 일각에선 이상 기후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농산물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3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 농산물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최근 3개월 11.98%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 2.22%를 훨씬 웃돈다. 수익률 호조에 힘입어 자금 245억원이 유입됐다. 총 9개인 전체 농산물 펀드 운용 설정액은 1727억원으로, 규모 대비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해당 기간 수익률이 좋은 상품은 ‘삼성KODEX콩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콩-파생형](H)’다. 콩 선물 가격과 연동되는 ‘S&P GSCI Soybeans Index Total Return’이 기초지수다. 콩 가격이 치솟은 덕분에 최근 3개월 수익률 16.03%를 기록했다. 지난 12일에는 876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 따르면 콩 선물 근월물 가격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부셸(약 27kg)당 10.34달러를 기록해 8월 말 대비 8.70% 올랐다. 콩 선물 가격은 지난 3~4월 8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초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나 미국 가뭄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이달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콩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43억1000만 부셸에서 42억6000만 부셸로 조정하면서 전세계 생산량도 9월 9360만톤에서 9130만톤으로 낮췄다.

가장 덩치가 큰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농산물-파생형]’도 최근 석달 수익률 11.65%로 집계됐다. 미국의 상품선물시장(CME, CBOT)에 상장된 농산물선물가격 움직임을 나타내는 ‘S&P GSCI Agriculture Enhanced Select Index Excess Return’을 기초지수로 삼는다. 옥수수, 밀(소맥), 설탕, 콩(대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옥수수 역시 미국 가뭄 피해와 중국 수출 증가, 밀은 아르헨티나 내 심각한 가뭄 여파에 최근 오름세를 보여주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후와 외환 변수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올해 미국 곡물 작황을 악화시킨 라니냐가 75% 확률로 2021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곡물 파종이 시작된 브라질 등 남미 지역도 건조 기후 속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는 미국산 곡물 수출 낙관론을 고조시키는 원동력으로, 수출 경쟁국인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의 통화까지 강세로 전환되면 농산물 투자 매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서도 상장지수펀드(ETF) 등 공모 펀드를 통해 농산물 선물에 투자할 수 있다. 운용 설정액 100억원 이상은 5종으로 선택의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또 농산물은 특성상 기후와 달러 가치에 민감한 만큼 변동성도 커 주의를 요한다. 지난 2018년 미중 갈등이 격화되자 미국 대두의 중국 수출이 막히자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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