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배임까지…스킨앤스킨, 상폐 기로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화장품 제조 전문기업 스킨앤스킨(159910)이 상장 폐지 갈림길에 서게 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스킨앤스킨 신규사업총괄본부 고문이 구속된 데 이어 감사까지 이를 인지하고도 회사에 알리지 않아 배임으로 고소, 한국거래소가 추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장 마감 후 스킨앤스킨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위한 조사 기간을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애초 조사 기간은 2일까지였으나 이를 오는 23일까지 미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킨앤스킨에 대해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인정돼 기간을 연장(15거래일 이내 가능)했다”며 “연장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1일 이해일 스킨앤스킨 대표가 감사인 신 모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을 밝히면서 한국거래소가 조사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스킨앤스킨 고문인 유 모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횡령),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유씨는 옵티머스 사기 의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공범 관계라는 의혹을 받는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들을 꾀어 투자금 수천억원을 모은 뒤 대부업체와 부실기업에 투자한 혐의를 받는다. 유씨는 스킨앤스킨 자금 150억원을 마스크 구매에 사용하는 것처럼 횡령하고, 허위 이체 증명서를 만들어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스킨앤스킨 감사인 신 모씨는 이를 인지하고도 회사에 알리지 않은 것이다.

서세환 스킨앤스킨 이사(전 대표이사, 사내이사직 유지)는 “150억원의 자금에 대해 고문은 횡령으로 구속됐고 감사는 배임으로 이 대표가 고소했다”며 “고문이 구속되기 전에 감사는 충분히 이를 인지했고 사측에 이를 알려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문 1심 재판이 최근에 진행됐고 이에 대한 결과는 6개월 안팎으로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감사의 배임에 대한 건은 조만간 조사가 시작될 것이며 사측에서도 고소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횡령과 배임의 사안이 심각한 만큼 거래소 측에서는 스킨앤스킨을 실질심사 대상으로 포함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 이사는 “개인적으로 실질심사 대상에는 포함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다만 이번 사안에 대해 사측에서는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 정상화의 진실성과 사업의 지속성을 보인다면 거래소에서는 긍정적으로 봐줄 것”이라며 “스킨앤스킨은 소액주주가 많은 만큼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스킨앤스킨은 경영권 분쟁 소송도 휘말렸다. 사채권자인 소병민씨는 현 대표이사인 이해일씨에 대한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비상근 사내이사인 오원용씨를 직무대행자로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스킨앤스킨이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한국거래소는 15일 이내에 사측으로부터 경영개선계획서를 받게 된다. 이후 스킨앤스킨이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한국거래소는 2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열고 상장 폐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