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인 완샹(萬向)그룹이 테슬라와 함께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온 피스커를 인수하게 됐다. 인수가 확정될 경우 전기차업계에서 중국의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 피스커사의 대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르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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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 델러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피스커사는 15일(현지시간) 회사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완샹그룹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완샹은 오는 18일 법원 승인을 얻으면 인수자로 확정된다.
아시아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회장의 장남 리처드 리(李澤楷)가 이끄는 하이브리드 테크홀딩스와의 경쟁으로 관심을 모은 이번 입찰에서 완샹은 800만달러의 부채를 포함해 총 1억4920만달러(약 1582억원)를 인수금액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베일리슨 피스커 최고구조조정책임자(CRO)는 “이번 입찰을 매우 신중하게 진행함으로써 당초 첫 입찰에서 제시된 인수금액을 9000만달러 정도 높일 수 있었다”며 아시아 기업들간의 경쟁으로 인수가격이 높아졌음을 인정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피스커는 ‘카르마(Karma)’라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을 생산하며 테슬라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업체로 성장했지만, 지난 2012년부터 잇단 리콜사고와 연구개발(R&D) 비용 급증으로 경영난에 처하면서 결국 1년여간 생산을 중단하다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본사를 둔 완샹그룹은 지난 1969년 설립 이후 차축과 브레이크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수만 4만명을 넘고 완샹 루관추(魯冠球) 회장은 개인 재산이 163억8000만위안으로 2012년 포브스 선정 중국 부호 22위에 올랐다.
특히 완샹은 앞서 미국 배터리 생산업체인 A123를 인수하면서 전기차 생산의 토대를 닦기도 했다. 완샹 미국법인은 현재 6000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루 회장의 사위이기도 한 핀 니 완샹 미국법인 대표는 “전기차는 우리의 핵심사업이며 피스커를 인수함으로써 완샹과 피스커 양사 주주들에게 더 높은 기업가치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18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국으로 이름을 올린 중국은 악명높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전세계 자동차 경쟁을 선도하기 위해 전기차부문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